서아프리카공동체 10일 특별 정상회의 개최…니제르 사태 논의
'쿠데타 포기' 군부 경고 시한 만료 이후 첫 공식반응
중국, 현지 체류 자국민에 제3국 대피·귀국 권고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서아프리카 15개국의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오는 10일 특별 정상회의를 연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니제르 군부에 요구한 헌정 질서 회복 시한이 7일(현지시간) 새벽 0시를 기해 만료된 이후 첫 공식 반응이라고 AFP 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에모스 룽구 ECOWAS 대변인은 이날 "오는 10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최후통첩 시한 종료 이후 니제르 군부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ECOWAS가 니제르 군부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 종료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ECOWAS는 지난 2∼4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국방 수장 회의를 열어 병력 배치 방법과 시기 등을 담은 잠재적 군사 개입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다만 실제 군사 개입에 나설 경우 육로로 진입할 가능성이 큰 나이지리아와 니제르의 접경 지역에 병력이 집결한 흔적은 없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니제르 군부는 축출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복권하지 않으면 군사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오히려 영공을 폐쇄하며 어떠한 침범 시도도 즉각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주니제르 중국 대사관은 이날 현지에 체류하는 자국민에게 제3국으로 떠나가나 귀국할 것을 권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니제르 쿠데타 주체인 이른바 '조국수호국민회의'(CNSP)의 아마두 아브드라만 대변인은 전날 저녁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내정에 간섭하는 외세의 위협에 맞서 오늘부터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니제르의 영공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니제르 상공을 비행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부 아프리카의 2개국에서 군사 개입을 위해 병력을 사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에어프랑스가 오는 11일까지 니제르 서쪽 접경국인 부르키나파소 와가두구와 말리 바마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국제 항공사들이 항공편 운항 경로와 노선 조정에 나섰다고 AP와 AFP 통신이 보도했다.
니제르에 대한 군사 개입을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고 밝혔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이날 니제르에 공동 대표단을 파견해 연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니제르와 함께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두 나라에서는 최근 2년간 쿠데타로 친(親)러시아 군사 정권이 들어섰다.
한편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부르키나파소에 대한 개발 원조와 예산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부르키나파소의 돈줄을 죄어 니제르 쿠데타 세력과의 연대를 단절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니제르는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지역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소탕을 위한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프랑스군 1천500명과 미군 1천100명을 포함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프랑스군은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용병의 영향력이 커지자 양국에서 모두 철수하고 거점을 니제르로 옮겼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에서는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이 이끄는 군부 세력이 지난달 26일 쿠데타를 일으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