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발사 1주년…달 궤도 2천661바퀴 돌며 정밀관찰
항우연서 기념식·심포지엄…이종호 "내년 우주탐사 50년 로드맵 수립"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총 비행거리 3천801만㎞. 달 궤도 공전 2천661바퀴. 지구로 보낸 고해상도 달 사진 2천576장.
지난해 8월 5일 오전 8시 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7일까지 1년여간 기록한 수치다.
다누리는 지난해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 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이후 40분 뒤 지구 고도 약 703㎞ 지점에서 분리, 달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달까지 거리는 약 38만㎞. 하지만 총중량 678㎏의 다누리가 바로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달로 직행할 수는 없었다.
다누리는 오히려 태양 쪽의 먼 우주로 날아간 뒤 지구 중심으로부터 약 156만㎞ 떨어진 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지구와 달 방향으로 항로를 바꿔 나비 모양(∞)으로 달 궤도에 진입하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으로 달에 접근했다.
달 궤도에 안착하기까지 다누리가 이동한 거리만 732만㎞. 발사 145일만인 지난해 12월27일 달 궤도 안착에 성공해 지금까지 달 상공 100㎞ 안팎에서 약 2시간 주기로 달을 공전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달 전체 영역을 7번 정도 훑은 셈이라고 항우연 관계자는 전했다.
다누리는 달 궤도에 안착하기 전에도 국내 최초로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지구와 달 사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고, 세계 최초로 우주 인터넷을 통한 영상·사진 데이터 전송에도 성공했다.
달 임무 궤도에 진입한 이후에는 2월 4일 정상 임무 운영에 착수해 국내 최초로 달 뒷면 촬영 사진을 보내오는 등 6개의 탑재체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등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달 착륙 후보지 사진과 달 원소 지도 5종, 달 방사선 환경지도 등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다누리는 애초 올해 말 임무 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6월 잔여 연료량 등을 고려해 2025년 말까지 임무 기간을 연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대전 항우연 국제회의실에서 다누리 발사 1주년 기념식과 우주탐사 심포지엄을 열어 1년간 다누리의 성과와 운영현황을 공유하고 발사 1주년을 축하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다량의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르미트-A 분화구, 분화구 경계면에 아르테미스Ⅲ 유인탐사 착륙후보지가 있는 아문센 분화구 등의 고해상도카메라 촬영사진과 달의 대표적인 자기 이상 지역인 라이나 감마 스월 촬영 사진, 감마선분광기의 관측자료로 만든 토륨 원소 지도 초안, 달 남극점의 영구음영지역인 스베드럽 분화구 촬영 사진 등이 공개됐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축사에서 "지난해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달 탐사에 성공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며 "내년에는 대한민국 우주탐사 50년 로드맵을 수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우주경제 시대에 한단계 도약을 위해 정부는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자 한다"며 "항우연, 천문연 등 출연연구기관은 우주항공청의 핵심 동반자로서 미리 우주경제 시대에 중추적인 연구기관으로서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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