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윤한결 "최대한 많은 무대 서고 싶다"
"지휘자는 협업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국팬들이 그런 모습으로 봐 주길"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 클래식계를 이끌 젊은 지휘자들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에서 우승한 윤한결(29)은 6일(현지시간) "최대한 많은 오케스트라를 만나며 연주를 같이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모차르테움(잘츠부르크 국립음대명) 대강당에서 열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윤한결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많은 무대에 서보겠다는 게 지금의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한결은 "오늘 콩쿠르를 보러 오신 분들 중에 독일 뮌헨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분들도 계시는데 저와 교류가 많은 분들이다. 지금 바로 떠올리자면 이 오케스트라와 작업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윤한결은 이번 수상 소감을 묻자 "결선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매우 영광이었고 기회였다"면서 "리허설 때 준비했던 것들을 다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였고 연주가 제 예상보다도 잘 됐던 것 같다. 그게 가장 기쁘다"고 답했다.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윤한결은 서울예고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뮌헨 음대를 졸업했다. 2019년 세계적 음악축제 중 하나인 스위스의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에서 지휘 부문 1등상인 네메 예르비상을 받으며 지휘자로서 이름을 알렸다.
윤한결은 이때의 경연을 치르고 수상한 경험이 자신의 음악 인생에 가장 큰 자양분이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3주간의 긴 시간에 15곡을 지휘하면서 지휘자가 가져야 할 집중력을 배울 수 있었던 때"라며 "아카데미와 콩쿠르를 병행하는 방식이어서 당시의 경험은 소중했고, 수상 경험은 전환점이 돼 줬다"고 했다.
그가 '롤모델'로 삼는 지휘자이자 오스트리아의 '거장'으로 불리는 만프레트 호네크를 당시 지도위원이자 심사위원으로 만나게 됐다고 소개했다. 호네크는 이번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이기도 하다.
윤한결은 "제 음악 인생에서 큰 역할을 한 아내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서 "아내는 제가 나온 뮌헨 음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지휘자다. 저와 음악관과 지휘 스타일이 많이 다른데 내가 아직 배울 점이 많다는 점을 깨닫게 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휘자라고 하면 군(軍) 지휘관처럼 오케스트라를 강력하게 이끄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 같다"면서 "저는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단원의 일부가 돼 협업하는 직업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이어가고자 한다. 한국 클래식 팬들도 이런 제 모습을 좋게 봐 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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