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국 '일대일로' 사업 반등…"아프리카 광물 투자 중심"

입력 2023-08-05 21:47
상반기 중국 '일대일로' 사업 반등…"아프리카 광물 투자 중심"

푸단대 10주년 보고서 "규모보다 '고품질' 집중…러시아와는 2년째 사업 없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올해 상반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광물 투자를 중심으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푸단대 보고서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은 올해 상반기 총 433억달러(약 57조원) 규모 103건의 일대일로 사업 협약이 체결돼, 작년 상반기(350억달러·약 46조원)보다 늘어났다.

다만 개별 협약 규모는 지난해 평균 6억1천700만달러(약 8천70억원)에서 올해 3억9천200만달러(약 5천100억원)로 줄어들었다. 이는 최고 수준이었던 2018년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 첫 5년간 집중했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에서 벗어나 소위 '고품질' 혹은 '작지만 아름다운 거래'에 집중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그 결과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건수는 역대 최저 수준인 3억2천700만달러(약 4천277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대신 광물과 광산 분야 투자가 지난해 68억달러(약 8조9천억원)에서 올해 105억달러(약 13조7천억원)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적으로는 볼리비아, 탄자니아, 나미비아, 에리트레아 등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들에서 사업이 크게 확대됐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리튬 배터리 생산국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배터리의 핵심인 리튬, 코발트, 니켈 같은 광물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올해 중국 하이난마이닝이 말리의 한 리튬 광산의 지분을 대부분 인수했고, 화야오코발트는 짐바브웨에 3억달러(약 3천920억원) 규모의 리튬 처리 공장에 투자했다.

풍력 발전소 개발을 위한 9천400만달러(약 1천230억원) 규모 중국-나미비아 합작벤처 설립 계약도 체결됐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가난한 나라들을 부채의 함정에 빠지게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난달 베이징일보는 151개 국가와 32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 건설에 동참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참여국들에 총 3천979억위안(약 75조6천억 원)을 투자해 42만1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52개국과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가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면 외교를 재개한 이래 약 10명의 아프리카 지도자가 방중해 일대일로 파트너십 강화를 약속했다.

지난 5월 후난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무역 엑스포에서는 약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 150건 이상의 계약이 체결됐다.

한편, 푸단대 보고서는 러시아와 파키스탄을 포함해 26개국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와는 2년째 체결된 계약이 없고,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관련 프로젝트는 7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