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감전사 ·비행기추락…끊이지 않는 잼버리대회 수난사

입력 2023-08-05 12:30
폭염·감전사 ·비행기추락…끊이지 않는 잼버리대회 수난사

2015년 日서 화상·탈수로 다수 병원행…2005년 美선 300명 폭염 치료

1963년 그리스로 향하던 필리핀 보이스카우트 24명 비행기 추락사

30여년전 강원도 고성 잼버리 땐 이상기후에 행사 차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각국 대표단의 '도미노 퇴소' 움직임에 파행을 맞은 가운데 세계적으로 잼버리 행사의 어두운 역사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처럼 폭염으로 참가자 수백명이 치료를 받은 것부터 보이스카우트들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는 참사까지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수년 간격으로 잇따랐다.

9년 전인 2015년 7월 28일부터 8월 8일까지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제23회 세계 잼버리는 폭염 속에 치러진 올해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큰 문제였다.

3만3천여명이 모인 이 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는 열사병에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 산하기구인 국제스카우트가이드친선연맹(ISGF) 홈페이지에 실린 당시 보고서는 "처음엔 태풍 여파로 비와 함께 최고 50노트(시속 92㎞)의 강풍으로 텐트가 망가진 이들에게 대피소에서 잠을 자도록 권했다"고 적었다.

그러다가 날씨가 나아지는 듯했지만 기온이 30∼40도까지 치솟고 습도가 80%에 이르렀다며 "많은 이들이 화상과 탈수로 잼버리 병원을 찾았고 잼버리 장소에 많은 모기가 목격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탓에 일본 자위대가 참가자들에게 매일 식수 등을 추가로 공급했다고 한다.

스웨덴과 스코틀랜드 등에서 온 참가자 중 일부는 행사 후 뇌수막염 증상을 보였다.

앞서 2005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전미잼버리 행사에서는 나흘간 폭염이 이어지면서 300명이 넘는 참가자와 방문객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NBC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당시 행사장인 육군기지 '포트 에이피 힐'의 기온은 32.2도(화씨 90도)를 넘었고 참석자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기다리려고 3시간가량 땡볕에 서 있기도 했다.

1991년 제17회 고성 세계 잼버리도 날씨 탓에 곤욕을 치렀다.

비바람에 전체 텐트의 3분의 1이 무너지고 평년보다 2∼3도 낮은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나 행사진행에 문제를 겪었다.

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하면서 식사와 분뇨처리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행사에 참가한 친구를 만나겠다며 새벽에 몰래 산길로 접근한 중학생들 때문에 잼버리장 주변을 경계하던 군인들에게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잼버리 행사와 관련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1963년 그리스의 제11회 마라톤 세계 대회 때다.

당시 대회를 앞두고 필리핀 보이스카우트 24명이 탄 여객기가 아라비아해에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다른 승객 28명과 승무원 8명이 함께 타고 있었으나 전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미 버지니아주의 전미잼버리 행사에서는 폭염뿐 아니라 감전 사고도 있었다.

성인 지도자 4명이 송전선 아래에서 텐트를 치다가 감전되면서 목숨을 잃었다.

또 1997년 전미잼버리 행사에서는 10대 참가자가 보급품 운반을 위해 미군에서 빌린 험비 차량을 무허가로 몰다 차량 전복으로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밖에 2016년 핀란드에서 열린 국제잼버리 행사에선 12살 영국 소년이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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