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제품 내 손으로'…미국 직접판매 확대하는 제약사들
셀트리온·SK바이오팜은 현지법인 통해…LG화학은 현지 제약사 인수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면서 현지에서 제품을 직접 판매(직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직판은 해외 제약사를 통하지 않고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제약사를 인수해 직접 영업망을 운영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최근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 중 한 곳과 '유플라이마'를 공보험 시장 선호의약품 목록에 올리기 위한 리베이트 계약을 했다. 유플라이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후속 절차가 마무리되면 회사는 미국 법인을 통한 유플라이마 직판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4월 출시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를 미국에서 직판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19년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만 직판하다가 작년부터 모든 제품을 직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판의 특징은 판매협력사에 대한 수수료 지출이 없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의 직판 여부가 향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도 최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직접 판매로 매출총이익이 90%에 달하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세노바메이트를 직판하고 있다.
현지 법인을 활용하는 두 회사와 달리 현지 제약사를 인수해 직판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 바이오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하며 항암제 시장 영업망을 확보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추후 미국 시장에서 항암 신약을 지속해서 상용화하고 직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태국에서 자체 영업망을 갖추고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빈혈 치료제 '에스포젠', 미용필러 '이브아르'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에도 합작법인을 설립해 필러 제품을 직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근 미국 파트너사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사는 인수와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직판의 또 다른 장점으로 수수료를 절감함으로써 제품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점과 기업 신뢰도가 생겨 신제품 영업과 홍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초기 영업망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 모든 기업이 직판에 나설 수는 없다. 이런 점을 공략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구축된 영업망을 바탕으로 타사 제품을 대신 팔아주고 수수료를 취하는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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