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루마니아 코앞 항만 또 공습…젤렌스키 "세계가 대응해야"
우크라 다뉴브강 항구도시 이즈마일에 드론 공격…키이우도 목표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의 다뉴브강 항구를 또다시 공습했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남부 오데사 지역 이즈마일 항구의 곡물 저장고가 러시아에 의해 손상됐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이즈마일은 다뉴브강을 경계로 루마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단의 항구 도시로, 다뉴브강을 통해 러시아의 흑해 봉쇄를 우회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의 곡물 대체 수송로로 이용되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페이스북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이즈마일 항만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곡물 저장고가 부서졌다면서 "적의 목표는 분명히 항만 시설과 산업 기반 시설이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간밤 오데사와 수도 키이우를 향해 발사된 러시아의 샤헤드 자폭 드론 23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세르히 폽코 키이우시 군정 책임자는 키이우를 목표로 한 드론 10기를 모두 요격했으나, 드론 잔해가 추락하면서 일부 비거주 건물이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지난달 17일 러시아는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후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을 철회하고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남부 항만에 대해 연일 공습을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뉴브강만 건너면 루마니아인 우크라이나 항만까지 공격하면서 나토와의 충돌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달 24일에도 루마니아와 국경을 맞댄 오데사주 레니 마을의 다뉴브강 항만을 공격한 바 있다. 레니 마을은 이날 공격받은 이즈마일과 약 40㎞ 떨어진 지역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또다시 항구와 곡물, 세계 식량 안보를 공격했다"며 "세계가 대응해야 한다. 민간 항구가 목표물이 되고 테러리스트들이 고의로 곡물 저장고까지 파괴하는 것은 모든 대륙의 모든 이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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