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뒤집기·선거사기유포혐의 기소돼…"정치박해" 반발(종합)

입력 2023-08-02 08:04
수정 2023-08-02 17:33
트럼프, 대선뒤집기·선거사기유포혐의 기소돼…"정치박해" 반발(종합)

특검, 미국에 대한 사기 등 4개 혐의 적용…"패배에도 권력 유지하려해"

6명의 비공개 공모자도 함께 기소…"분노 야기할 거짓말 퍼트려"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인 1·6 사태와 관련해 대선 결과 뒤집기 모의 및 선거사기 유포 등 4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미국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초유의 사건이라는 비난을 받는 1·6사태의 배후로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목된 것이다.

연방 대배심은 1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이외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6명의 공모자 역시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연방 특검은 기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선거 패배에도, 피고는 권력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지난 2020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뒤에도 공화당 당원들은 전국적인 분노를 야기하는 거짓말을 퍼트렸으며, 이로 인해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잭 스미스 특검은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서둘러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가 모은 증거들이 법원에서 검증받고 시민 배심원단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검찰은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자행한 의회 난입 및 만연한 대선 사기 주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관성을 오랜 기간 수사해 왔다.

특히 스미스 특검은 의회 난입 사태를 전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일찌감치 모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측근들을 차례로 소환하며 수사의 그물망을 좁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보관과 관련해 두 차례 기소된 데 이어 연방 차원에서 세 번째로 기소됐다.





특히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및 미국인에 대한 사기 혐의로 기소된 것은 민주주의의 근본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인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로 한층 심각한 정치적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기소 직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상 법을 준수해 왔으며, 이번 기소는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자신의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표적 수사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검찰권의 정치 무기화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원색 비난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스미스 특검이 이날 오후 5시 자신을 기소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지난 6월 기밀 정보의 유출 및 불법 보유, 수사 대상 문건 은닉, 허위 진술 등 37건의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되며 최초로 형사 기소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연방 검찰은 최근에는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해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혐의로 뉴욕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유명 패션 칼럼니스트 출신 E. 진 캐럴이 제기한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민사소송 1심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지아주의 대선 결과를 바꾸도록 압박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혐의와 트럼프 일가의 금융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받는 등 여러 건의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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