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금통위원들 "근원물가 높고 비은행권 불안요인 잠재"
한은, 7월 13일 금통위 의사록 공개…"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가계부채 증대 등 금융불균형 관련 우려도…통화정책 반영 놓고는 이견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달 13일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 4회 연속 동결(3.50%)을 의결하면서도 향후 물가 흐름과 경제 성장 경로, 가계부채 추이 등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은이 1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회의에서 "근원물가가 아직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향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비은행권을 둘러싼 불안 요인이 잠재하고 있고, 경기와 고용, 대외부문의 흐름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측면들을 고려하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금융안정 상황, 물가 등 실물지표들을 예의주시하면서 그동안 지속해온 긴축정책의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동결에 표를 던졌다.
또 다른 위원은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종합하면 물가, 성장, 금융안정 측면에서 정책금리의 상·하방 요인이 교차하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향후 전개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네 차례 동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도 많았다.
한 위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근원물가 둔화 속도의 불확실성, 미래 금융안정을 위한 가계부채 억제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긴축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면서 향후 필요시 추가적 인상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3%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불균형의 재확대와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도 잠재해 있어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기조적 물가의 하향 안정세를 확인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데다 금융불균형 대응의 필요성도 증대된 만큼 긴축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물가 불안 요인의 현실화, 금융불균형 리스크의 확산 시에는 추가 금리인상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최근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 간 적절한 정책공조(policy mix)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다른 위원은 "그간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상환)이 매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된 가운데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남에 따라 금융불균형 해소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불균형과 관련한 통화정책적 대응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일부 위원은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정책 정상화의 계기가 금융불균형 누증에 있었으며, 가계부채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만큼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 수립 시 인플레이션 리스크뿐만 아니라 금융불균형 상황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 및 운영을 제약할 수 있는 만큼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시에도 이러한 점을 반영해 외부에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한 위원은 "거시건전성 정책이 특정 부문에 미시적·선별적으로 대응 가능한 반면 통화정책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금융불균형에 대해서는 통화정책보다는 우선적으로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위원은 "정책대응에 앞서 우리나라 민간부문 부채 누증의 원인에 대한 보다 종합적인 분석과 평가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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