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美규제에도 中사업 확장…선전에 반도체 혁신센터 열어
4월 하이난 사무소 개소 이어…인텔 CEO 석달 새 두 차례 방중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자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난산구에서는 '인텔 대만구 혁신 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는 광둥성 9개 주요 도시와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거대 경제권으로, 중국 당국이 미래 발전을 위해 육성하고 있다.
'인텔 대만구 혁신 센터'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개소식을 알리면서 센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적용, 첨단 컴퓨팅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난산구 정부는 인텔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혁신 고지로 도약할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인텔 차이나의 왕루이 회장은 개소식에서 "인텔의 기술과 생태계 힘을 활용하고 대만구와 중국 전역에서 신흥 분야의 발전과 통합을 촉진하며 디지털 경제의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개소식에서 인텔은 현지 6개 기업과 파트너십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이들 중국 6개 기업은 인텔과 손잡고 저탄소·에너지 절약 IT 솔루션, PC·서버 반도체, 스마트 수송 등 분야의 연구를 위한 여러 합동 연구실을 세울 예정이다.
인텔은 또한 난산구에 위치한 기업들을 위한 기술과 자원 지원을 약속했다.
이 센터의 개소에 앞서 인텔은 지난달 11일 베이징에서 AI용 반도체 '가우디2'를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인텔이 엔비디아가 장악한 AI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가우디2는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다.
인텔은 베이징 행사에서 "가우디2는 진입 장벽을 낮추고 중국 본토 고객들의 AI 사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설계됐다"며 "이는 중국의 AI 미래 구축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AI용 GPU 반도체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그 결과 엔비디아의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GPU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엔비디아는 세계 AI용 G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A100과 H100의 데이터 전송 속도 등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버전인 A800과 H800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국에서 챗GPT 대항마 개발 열풍이 불면서 중국 기업들이 A800과 H800을 제때 구하기도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은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인텔은 총매출의 27%를 중국 시장에서 거뒀다.
SCMP는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조용히' 중국을 다녀갔으며 이는 석달 새 두번째 중국 방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겔싱어 CEO는 지난 4월에도 중국을 찾아 현지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 등 고위 관리들을 잇달아 만났다.
인텔은 4월 8일에는 중국 하이난 싼야에서 무역·기술 서비스·투자 업무를 할 '인텔 집적회로 하이난' 사무소 개소식도 진행했다.
당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전문가를 인용, "중국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인텔과 테슬라, 다른 미국 기업들의 행보는 미국이 개시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허위 제안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 투자에 대한 중국의 개방적 태도는 미국 내 반(反)세계화, 보호주의 흐름과 뚜렷하게 대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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