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국가비상사태 또 연장…연내 총선 사실상 무산
헌법 규정 넘겨 두 번째 추가 연장…군부 체제 장기화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2021년 쿠데타와 함께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또 한 번 연장했다.
31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8월 1일 자로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하기로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에서 의결했다고 군부가 운영하는 미야와디TV를 통해 밝혔다.
군정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국가비상사태는 기본적으로 1년간 유지되며, 이후 6개월씩 2차례 연장할 수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종료되면 6개월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군정은 애초 올해 8월께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쿠데타를 일으킨 지 2년이 된 지난 2월 "국가가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오지 않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했다.
당시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미얀마 행정구역인 타운십(구) 중 3분의 1 이상이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선거를 서두르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어 또다시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함으로써, 헌법상 규정된 횟수보다 2번 더 연장하는 셈이 됐다.
군정은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던 수치 고문을 지난 24일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
이를 계기로 미얀마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일기도 했지만, 국가비상사태 연장으로 올해 내 총선 개최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지고 군부 통치 체제가 장기화하는 흐름이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021년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약 3천850명이 살해됐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