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미일 정상회의 거론하며 "韓日 화해…근본적 변화"
행정부 주요 외교성과로 내달 캠프 데이비드 회의 언급
한국 반도체 美 투자, 바이든 행정부 경제 치적으로 내세우기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달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일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언급했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메인주(州) 프리포트에서 열린 대선 관련 모금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외교 성과 중 하나로 한일 관계 개선을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다음 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작은 (행사를) 주최한다. 일본과 한국 정상을 그곳에 데리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한국과 일본)은 2차 대전으로부터 화해(관계 회복·rapprochement)를 했다. 근본적인 변화(fundamental change)"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작은 행사'는 내달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뜻하는 것으로, '다음 주'로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종종 말실수를 해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캘리포니아주(州) 방문 중 로스가토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과 관련한 외교 성과를 내세우면서 "우리는 동맹국들을 다시 화해시키기 위해, 세계를 통합시키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 동맹국을 화해시키는 일을 이미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한일 관계 개선의 막후 역할론을 내세운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나는 일본의 관여를 끌어내 일본의 한국에 대한 태도를, 국방예산과 유럽에서의 관여와 관련한 태도를 바꾸도록 노력하려고 했다"며 "이런 일은 예전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그들은 실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난 뒤 한국과 화해했다.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다음 달 18일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날 예정이다.
한미일 정상이 3국 간 정상회의만을 위해 별도로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일본 모두 미국의 동맹이지만 한일 간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미일 협력은 제한적이었으며 그동안은 3국 정상회의도 다자회의에 맞춰 약식으로 열려왔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역사적 합의를 끌어낸 곳으로 유명한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도 3국 간 공조·협력 관계를 한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내달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공식 발표하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미일간, 한미간 굳건한 동맹과 강력한 우정을 재확인하면서 3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축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리포트 행사에서 현 정부의 경제적 성과 중 하나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방한 당시 상황을 거론, "내가 한국에 가서 반도체 공장을 상대로 미국에 투자하라고 설득했을 때 그들은 1천억달러(약 128조원)를 투자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묻자 그들은 '간단하다. 첫째 미국은 세계에서 투자하기에 가장 안전한 곳이고, 둘째 세계 최고의 노동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면서 "농담이나 지어낸 말이 아니라 진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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