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니제르 쿠데타 군부 압박 강화…"원조 끊겠다"(종합)
AU "15일 이내 헌정 회복하라"…EU "재정지원·안보협력 중단"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 30일 긴급 정상회의…제재 가능성
(요하네스버그·파리=연합뉴스) 유현민 현혜란 특파원 =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에 대해 국제사회가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에 대해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경고와 더불어 군부가 억류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은 쿠데타를 주도한 니제르 군부에 15일 이내에 부대로 복귀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U 평화안보위원회는 전날 니제르 쿠데타 대응 회의 후 낸 공동성명에서 "선출된 정부의 무력 찬탈을 가능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에서 군사 쿠데타의 부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은 쿠데타로 집권한 니제르의 군부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니제르에 대한 재정 지원과 안보 협력 중단 방침을 밝혔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EU는 니제르의 쿠데타 군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하며 안보 분야의 모든 협력 조치도 무기한 중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부에 억류 중인 바줌 대통령만이 니제르의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이라며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바줌 대통령의 즉각적인 복권을 촉구하며 니제르를 위한 모든 개발·예산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2021년 기준 프랑스 개발청(ADF)이 니제르에 지원한 금액은 9천700만유로(약 1천366억원)에 달한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니제르에서의 쿠데타를 "완전히 불법적이고 극도로 위험한 시도"라고 규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전날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니제르의 군사 쿠데타를 규탄하고 바줌 대통령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니제르는 연간 20억 달러(약 2조5천억원)에 가까운 공적 개발 원조를 받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한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오는 30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니제르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COWAS 의장인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전날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ECOWAS와 국제사회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아프리카 지역 15개국의 모임인 ECOWAS는 긴급 정상회의에서 군부 쿠데타 세력이 집권한 니제르에 대한 회원국 자격 정지 등 제재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ECOWAS는 2020년 이후 잇단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기니와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3개 회원국의 자격을 정지한 상태다.
보렐 EU 외교안고 고위대표는 이와 관련, "제재를 포함해 ECOWAS가 향후 취할 결정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니제르에서는 군부 세력이 지난 26일 쿠데타를 일으켜 바줌 대통령을 억류했으며 쿠데타를 주도한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이 전날 자신을 국가 원수로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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