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이 해킹한 자금의 세탁 돕는 中은행 제재해야"
"사이버는 北의 맥가이버 칼…김정은이 가장 아끼는 전사는 해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북한이 암호화폐 탈취 등 사이버 공격으로 핵무기 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막으려면 북한의 불법자금 세탁을 지원하는 중국 금융기관을 제재해야 한다고 미국 전문가와 의원들이 주장했다.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7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소위원회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북한의 불법자금 조달을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법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지원한 이들을 징벌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들은 (그동안) 북한 해커에 기술, 장비, 훈련,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한 중국 기관들을 상대로 의미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을 자제했다"며 "미국은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자국 내 북한 해킹 네트워크를 해체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의 불법 자금을 세탁한 중국 은행들에 벌금을 부과한 적이 없다. 미 재무부와 법무부는 북한이 훔친 돈을 세탁하는 데 사용된 은행과 금융기관, 유령회사를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운동가인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북한 사이버 공격을 막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해커들에게 중국이나 러시아에 있는 안전한 피난처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라며 "불행히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제재법을 적극적으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 김 하원 외교위원회 인태소위 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은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하는 데 필요한 디지털 기반 시설을 제공해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며 "북한 사이버 범죄를 겨냥한 우리의 제재와 법 집행 활동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디 바 의원(공화·켄터키)도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 은행에 대한 2차 제재와 관련해 "우리 화살통에 강력한 도구가 있는데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의회가 재무부에 이 도구를 활용할 권한을 줬는데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로 현금이 부족한 북한 정권이 암호화폐 탈취 등 해킹으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통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갈수록 사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니 전 조지타운대 안보·신기술센터(CSET) 연구원은 "핵무기가 북한의 궁극적인 무기라면 사이버 역량은 '맥가이버 칼'(Swiss army knife)"이라며 "사이버 수단으로 얻은 수입이 정권의 생명줄이라 북한이 사이버 작전을 금방 축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
진 리 전 AP통신 평양지국장은 "김정은이 가장 아끼는 군인은 보병이 아니다. 김정은의 스타 전사들은 지도자를 위해 싸우고 훔치는 데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핵 과학자와 컴퓨터 해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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