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기금의 사모펀드 투자, '금융위기' 2009년 후 첫 손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연기금들이 사모펀드 등 대안자산 투자에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지표인 버기스(Burgiss)그룹 지수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12개월간 연기금들의 사모펀드 투자(벤처자금 제외) 수익률이 -0.96%를 기록, 2009년 3월(-30.45%)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내려왔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동성 증가 속에 2021년 3월 52.33%, 2022년 3월 24.97%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미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최근 회계연도에 사모펀드와 부동산 투자에서 손실을 봤다고 지난주 밝혔고, 캘퍼스 관계자는 "(해당 부문에서) 12∼15개월간 힘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연기금은 지난 20년간의 저금리 상황에서 사모펀드 등 위험성이 높은 대안 자산 투자 비중을 늘려왔고, 보스턴칼리지 퇴직연구센터에 따르면 전체 자산에서 대안 자산 비중은 2002년 6%에서 2021년 22%로 늘어난 바 있다.
버기스 지수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사모투자 수익률이 14.8%(연율)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수익률 10.4%를 앞섰다.
사모펀드의 경우 운용역이 연기금 등의 투자금을 받아 기업을 매수·관리·매각 후 한꺼번에 수익금을 주는 방식이며, 일 단위로 거래되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 자산과 달리 5∼10년 정도 주기로 투자된다.
그런 만큼 일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사모투자에 따른 평가 가치 하락이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캘퍼스 관계자는 "다음 분기에도 역풍이 예상된다"면서 "일부 평가 가치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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