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상징 'X' 도입한 트위터, 수십억달러 브랜드 가치 날려"
전문가, 상징물 교체 결정에 부정 평가…"완전히 비합리적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의해 인수된 소셜미디어(SNS) 트위터가 전격적으로 상징물을 교체하자 전문가 사이에서 부정적 평가가 일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웹사이트 등을 통해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 로고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에 따라 2006년 트위터 설립 이후 줄곧 상징물로 자리 잡았던 '파랑새' 로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X'가 새 로고이자 브랜드명으로 본격 사용되게 됐다.
앞서 머스크는 회사 'X 법인'(X Corp)을 새로 설립해 트위터 법인을 이 법인과 합병시킨 바 있다.
'X'에는 트위터를 메시징, 지급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만들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의 변화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상징물 교체와 관련한 트위터 측의 이런 야심 찬 비전 공개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전문가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트위터가 제품명을 바꾸기로 한 것은 실수라는 것이다.
우선 상징물 변경 등으로 인해 트위터가 쌓아온 막대한 브랜드 가치가 고스란히 날아갈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와 브랜드 관련 기관을 인용해 머스크의 결정은 40억∼200억달러(약 5조1천억∼25조6천억원)가량의 브랜드 가치를 날렸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평가 컨설팅업체 브랜드 파이낸스에 따르면 트위터의 현재 브랜드 가치는 약 40억달러로 추산된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는 이 가치가 150억∼200억달러(약 19조2천억∼25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브랜드 파이낸스가 평가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브랜드 가치는 각각 590억달러(약 75조6천억원), 474억달러(약 60조7천억원) 수준이다.
브랜드 컨설팅회사 시겔&게일의 스티브 수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많은 가치를 확보하는 데 15년 이상이 걸렸다"며 "브랜드 이름으로서 트위터를 상실하는 것은 상당한 재정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외 다른 글로벌 테크업체도 종종 회사명을 바꾸기는 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2015년 지주회사 '알파벳'이라는 이름 아래 사업을 재편성했고,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도 2021년 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이미지 변신에 나서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한 2007년 회사 이름에서 '컴퓨터'를 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다른 테크업체들의 경우 트위터와 달리 사명 변경에도 불구하고 제품명은 유지했다며 "우리는 지금도 구글에 들어가서 구글(검색)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트위터의 이번 결정에 머스크의 입김이 깊게 작용했다는 점도 우려했다.
마케팅·브랜드 컨설팅 그룹 메타포스의 공동창업자인 앨런 애덤슨은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관점에서 이번 결정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고 말했다.
애덤슨 창업자는 트위터의 조치에 대해 머스크의 '에고에 의한 결정'(ego decision)이라고 부르며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가장 빠른 해체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위터는 현재 광고 수입 급감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5주간 트위터의 미국 광고 수입이 작년 동기보다 59% 감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6조3천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규모 정리해고를 비롯해 공격적인 비용 절감 조처를 단행했지만 현금 흐름을 적자로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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