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온두라스와 단교로 중미경제통합은행 회원 지위 '흔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이 중미 국가 온두라스와의 단교로 중미 지역 다자 개발은행인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서의 회원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25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천충 전(前) 행정원장은 지난 3월 대만과 온두라스의 단교로 인해 이 같은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대만이 미국의 '뒷마당' 격인 중미의 CABEI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나, 최근 해당 지역에서 미묘한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미에서 수교국이 감소하고 있는 대만으로선 CABEI의 본부가 있는 온두라스와의 단교가 '뼈아픈 일격'이라고 평가했다.
대만은 1992년 CABEI에 역외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현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11.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CABEI는 대만이 정식명칭인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으로 참여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제기구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온두라스와의 단교로 CABEI의 정식 회원국 가운데 대만 수교국은 과테말라만 남은 상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만이 역외 회원국 자격을 유지할지 여부와 약 5억 달러(약 6천420억원)에 달하는 차관의 회수 가능성 등이 미지수라고 천충 전 행정원장은 지적했다.
CABEI는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중미 5개국이 지역 균형 개발과 경제통합을 위한 공공·민간투자 지원을 목적으로 1960년에 설립한 다자 지역 개발은행이다.
현재 한국 등 역내외 15개 회원국이 있는 가운데 창설 회원국인 코스타리카·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는 대만 수교국이었으나, 지금은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앞서 온두라스는 지난 3월 중국과 수교를 추진하면서 1941년 관계 수립 이후 82년 만에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 단절했다.
온두라스의 단교로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교황청과 벨리즈, 에스와티니, 과테말라, 아이티, 나우루, 파라과이,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3개국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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