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1년 걸친 금리인상 마무리 전략 두고 '고심'

입력 2023-07-24 16:47
ECB, 1년 걸친 금리인상 마무리 전략 두고 '고심'

수신금리 0.25%p 인상 전망…시장선 금리 정점 4%가 중론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수신금리를 3.75%로 0.25%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1년간 숨 가쁘게 이뤄진 금리 인상의 마무리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ECB 정책위원들은 이번 통화정책 이사회에서 9월 열리는 다음 이사회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된 지침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리 인상과 동결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 매파적인 위원들이 최근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신금리의 정점을 4%로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정점에서 절반 수준인 5.5%까지 끌어내렸으나 이는 ECB의 조치보다는 천연가스 가격 하락 때문으로 분석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1년 전보다 여전히 높은 상태이며, 전체 물가는 2025년이 돼야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로 지역 경제는 높은 에너지 요금과 차입 비용이 가계를 압박하고 있지만 강력한 노동시장이 소비를 받쳐주면서 침체를 피해 왔다.

하지만 제조업 등 일부 부문은 둔화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유로 지역 최대 회원국인 독일의 제조업 생산이 지난 겨울 동안 감소했다.

이런 배경으로 ECB 정책위원들 사이에 마지막 금리 인상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성장률이 저조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냐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이들은 9월 정책 이사회에서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언급, 9월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ECB 정책위원들은 최근 몇 달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향후 조치에 대한 힌트를 주기보다는 각종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오랜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제너럴 인베스트먼츠 유럽의 마틴 볼버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이사회의 핵심과제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까지 끌어내리는 것임에도 불구, 금리 인상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금리가 보다 오랫동안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2일 "ECB가 아직 임무 완수를 선언할 수는 없지만 지난 1년간 노력으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당한 통화 긴축이 경제에 미치는 완전한 영향은 몇 년이 걸릴 수 있지만 결국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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