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선서 우파야당 1위…좌우 어느 진영도 과반 실패(종합)

입력 2023-07-24 08:34
수정 2023-07-24 08:36
스페인 총선서 우파야당 1위…좌우 어느 진영도 과반 실패(종합)

극우 정당 33석 확보…연정 구성 치열한 수싸움 전망

정부 구성 못하면 총선 다시 치러야…총리 "우파 연합의 패배"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좌우 어느 진영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이 하원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으나 과반에 미치지 못해 정부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스페인 내무부는 99.8% 개표한 결과 국민당이 하원 전체 의석 350석 중 136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권당인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이 122석을 차지해 그다음으로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극우 성향의 복스(Vox)와 15개 좌파 정당이 연합한 수마르(Sumar)는 각각 33석, 31석으로 그 뒤를 따랐다.

정치 진영에 따라 구분하면 국민당과 복스 등 우파가 169석, 사회당과 수마르 등 좌파가 153석을 확보했다.

양 진영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에는 시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길게는 몇 달까지도 걸릴 수 있다. 만약 정부를 꾸리지 못하면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스페인 총리는 원내 1당 대표가 맡는 게 관례인데, 이를 위해서는 하원 의원 절대 과반에 해당하는 17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는 개표가 끝나갈 무렵 당사 앞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당의 대표로서 선거 결과에 따라 나라를 통치할 수 있도록 대화를 주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당을 이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 정당이 없다는 점을 들어 국민당과 복스 연합이 패배했다며 "스페인이 뒤로 물러나기보다 계속 전진하길 바라는 국민들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는 산체스 총리가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당과 복스 등 우파 야당 연합에 패배 후 의회를 해산하면서 애초 계획보다 일찍 치러졌다.

이례적으로 여름 휴가철에 치러진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70.33%로 2019년 11월 직전 총선 때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고 일간 엘파이스가 전했다.

우편으로 부재자 투표를 신청한 유권자는 247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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