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차입금 증가로 대기업 자금사정 일부 개선"
전경련 '매출 1천대 제조기업 재무담당자 대상 자금사정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차입금 증가 등으로 개선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21∼30일 매출 1천대 제조기업 재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자금 사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31.8%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악화했다는 응답 비중(13.1%)보다 18.7%포인트 높은 것으로, 대기업의 자금 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자금 사정이 작년 동기 대비 비슷하다는 응답은 55.1%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자금 사정 개선의 주요 원인이 영업이익 증가로 인한 유보자금의 증가가 아닌 차입금 증가에서 기인한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 매출액 1천대 제조기업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52.9% 급감했다. 반면 회사채 발행, 은행 차입 등 직·간접 금융 시장을 통한 차입금 규모는 10.2%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86.9%는 올해 들어 은행 등 간접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묻는 말에는 응답 기업의 86.0%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인 3.5%를 꼽았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차입금 규모가 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추가 인상하더라도 시중금리 상승으로 상당수 기업이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2021년 7월 이후 2년간 기준금리가 3.0%포인트 인상되면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평균 13.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하반기 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 비율은 35.5%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5.6%)을 크게 웃돌았다.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설비투자(38.7%)가 가장 많았고, 원자재·부품 매입(32.3%), 차입금 상환(11.2%), 인건비·관리비(10.5%) 등의 순이었다.
자금조달 시 어려움을 묻는 말에는 가장 많은 32.4%가 '환율리스크 관리'(32.4%)를 꼽았다. '대출금리 및 대출절차'(32.1%), '정책금융 지원 부족'(15.9%) 등의 답도 나왔다.
기업들의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최소화'(34.3%), '정책금융 지원 확대'(20.6%), '장기 자금조달 지원'(15.9%)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경기침체와 수익성 악화로 기업들의 차입금이 늘어난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금융비용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기업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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