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으로 진격" 위협…모스크바 인근서 무장괴한 사살돼

입력 2023-07-23 07:47
"크렘린으로 진격" 위협…모스크바 인근서 무장괴한 사살돼

"우크라 전선서 왔다…신의 인도 받아" 주장…"정신적으로 불안정"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중무장한 채로 민가에 침입, "크렘린궁으로 행진하겠다"고 위협한 남성이 22일(현지시간) 사살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왔으며 크렘린궁으로 행진하라는 신의 인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이 남성은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45㎞ 떨어진 이스트라의 고급 주택촌에 있는 한 빈집에 침입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보안군과 대치했다.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수류탄 등을 소지한 이 남성은 투항을 거부하고 총을 발사하기도 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이 남성의 어머니를 동원해 투항을 설득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스트라 시장 타티아나 비투셰바는 이 남성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러시아 하원 의원 알렉산드르 힌시테인은 이 남성이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출신 뱌체슬라프 체르넨코(35)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싸웠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힌시테인 의원은 이 남성이 최근 모스크바에 와서 매물 목록에 올라온 이 집의 주소를 찾았다고 전했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이 집이 한때 친러시아 성향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소유였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집은 해외에 있는 소유주가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AP 통신은 이번 사건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의 무장 반란이 일어난 지 약 한 달 뒤에 발생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바그너 용병들을 이끌고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췄다.

한편 이날 모스크바에서는 150여개 매장이 입점한 쇼핑몰 '브레메나 고다'에서 온수관이 파열돼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부상자 중 일부가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며 현지 언론은 암모니아 누출은 없었다고 전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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