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보좌관 "고민할 가치도 없어"…中에 軍 대화 재개 촉구

입력 2023-07-22 06:09
美 안보보좌관 "고민할 가치도 없어"…中에 軍 대화 재개 촉구

"美와 동맹의 가치에 호의적인 안정적 상태가 미중 경쟁 목표"

"바그너그룹, 현재 우크라서 싸우지 않아…美, 러 정권교체 모의 안 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안보 수장이 미중 간 의도치 않은 충돌을 막기 위해 양국 군(軍) 간 소통 채널을 복원할 것을 중국에 재차 촉구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지정학에서 고민할 가치가 없는 쉬운 문제(no brainer)가 있다면 그건 군 당국 간 고위급 소통이라는 기본적인 제의"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제재가 중국이 미국과 군사대화 재개를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제재하지 않은 중국군 당국자들도 우리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함한 미국 정부 당국자 다수가 러시아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제재가 러시아와 대화를 막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은 양국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이나 오판을 막을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생기면 미국이 안전장치를 믿고 더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가드레일 구축을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라면서 '자동차에서 안전벨트를 매면 더 속도를 내고 더 난폭하게 운전하게 돼 사고가 날 것이다. 그러니 어떤 면에서는 안전벨트가 없는 게 낫다'는 게 중국의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 가까이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도 모른다"고 답했다.

미국이 중국과 경쟁에서 지향하는 종결점이나 최종 상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최종 상태 대신 안정적인 상태(steady state)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미국과 동맹, 파트너의 이익과 가치에 근본적으로 호의적인 안정적 상태가 더 안정적이고 번영하며 안전한 세계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제사회의 한 부분인 중국과 무기한 공존해야 하며, 강대국으로서 함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날 같은 포럼에 참석한 셰펑 주미중국대사가 중국의 기술 확보를 견제하는 미국의 수출통제 등의 조치를 수영 경기에서 미국은 최신 스피도 수영복을 입으면서 중국은 구식 수영복을 입도록 강제하는 것이라고 비유한 것을 반박했다.

그는 중국도 대외(outbound) 투자 제한과 수출통제를 하고 있고 그 외에 사이버를 활용한 산업 스파이 활동을 하며 기업의 기술 이전을 강제한다면서 "대사가 '반칙'을 외치는 게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드러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약함을 공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러시아 정권을 어떻게 교체할지를 모의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노력은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가능한 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고 답했다.

바그너그룹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푸틴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현재 바그너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지 않다. 일부는 벨라루스로 이동했고 일부는 아마 더 멀리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F-16 전투기를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부족한 155mm 포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난 매일 내 사무실에 앉아 155mm 포탄에 30분을 할애한다"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의 공세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아직 상당한 규모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 투입하지 않고 전장에서 최대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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