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모기지 금리, 하락 반전…인플레이션 냉각 효과
30년짜리 이번 주 6.78%, 전 주 6.96%…팬데믹 이전 3.9%
주간 기준으로 지난달 이후 처음…3월 이후 최대 폭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최근 인플레이션이 냉각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 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 맥은 20일(현지시간) 30년짜리 대출의 평균 금리가 이번 주 6.78%를 기록하면서 전 주의 6.96%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폭스비즈니스 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주간 기록으로는 지난달 이후 첫 하락이며, 지난 3월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그러나 꼭 1년 전의 5.54%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평균 3.9%보다는 여전히 훨씬 높은 수준이다.
프레디 맥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삼 카테르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이번 주 모기지 금리가 하락했다"며 여전히 기존 주택 매물이 부족해 주택 건설업체들이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5년짜리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6.06%로, 전 주에는 6.3%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진은 지난해 모기지 금리를 7% 이상으로 치솟게 하면서 뜨겁게 달궈졌던 주택시장을 빠르게 냉각시킨 바 있다.
온라인 대출회사 렌딩트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에 대한 평균 월 지급액을 비교한 결과, 이율이 2022년 4월에는 약 3.79% 수준이었고 1년 후에는 5.25%로 뛰었다.
보고서는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는 매월 수백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30년 대출 기간에는 총 7만5천달러(약 1억원) 정도를 더 낼 수 있다고 전했다.
20년만의 사상 최고 수준의 고금리 속에 매수 희망자들은 시장을 떠나고 매물도 부족해지면서 주택 가격은 더디게 하락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미국 언론들은 19일 미국의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매도를 꺼리면서 소유주들의 손바뀜도 10년 새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전한 바 있다.
팬데믹 이전 2~3% 또는 4%의 낮은 모기지 금리로 주택을 산 기존 주택 소유자들로서는 6~7%의 고금리 속에서 팔기를 주저했고, 구입 희망자들로서는 신축 쪽으로 가는 것 말고는 달리 선택이 없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인 리얼터닷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수는 2020년 초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보다 47% 이상 감소했다.
브라이트 ML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사 스투르테반트는 "올해 말 이전에 모기지 금리가 6%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금리는 올여름에 비해 계속 낮아질 것"이라며 "관건은 주택 보유자들이 팬데믹 동안 확보한 초저금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정도로 금리가 충분히 떨어질지 여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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