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도전장…美스타트업, 자체 AI칩 이용 슈퍼컴 개발
실리콘밸리 기반 세레브라스, UAE AI 기업에 첫 제공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 칩으로 AI 슈퍼컴퓨터 구축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세레브라스는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AI 기업인 G42에 AI 슈퍼컴퓨터 1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급된 제품은 G42가 전 세계에 '콘도르 갤럭시'라고 하는 AI 슈퍼컴퓨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첫 번째 슈퍼컴퓨터다.
1억 달러에 달하는 이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가장 크며 4엑사플롭스(EF) 연산능력을 갖고 있고 5천400만개의 코어를 보유하고 있다고 세레브라스는 설명했다.
1EF는 1초에 100경의 연산 처리 능력을 말한다.
세레브라스는 G42의 '콘도르 갤럭시' 프로젝트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는 텍사스와 노스캐롤라이나에 1대씩, 이후에 전 세계에 6대를 추가로 구축하게 된다.
그동안 엔비디아 등 거대 기업들이 AI 슈퍼컴퓨터를 만들긴 했어도 스타트업이 개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슈퍼컴퓨터에는 세레브라스가 자체 개발한 대용량 AI 칩이 탑재됐다. 이는 AI 머신 러닝에 사용되는 일반 칩의 56배 크기다.
크기가 큰 만큼 기존 AI 칩을 수백개 합쳐 놓은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이 기업의 앤드루 펠드먼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칩보다 AI 시스템을 100배에서 1천배 빠르게 훈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세레브라스는 AI 개발 속도를 높이는 하드웨어 구축을 목표로 펠드먼 CEO와 4명의 엔지니어가 2016년 설립했다.
수년에 걸쳐 7억4천만 달러(9천457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으며, 투자자 중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CEO인 샘 올트먼도 포함됐다.
현재 시장 가치는 41억 달러(5조2천398억원)에 달한다.
이 스타트업은 엔비디아가 80% 이상 장악하고 있는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안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AI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가 생산하고 있는 AI 칩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G42는 2021년 세레브라스와 협력하기 시작해 지난 4월에는 아랍어 버전의 챗GPT를 훈련하는 데 세레브라스 시스템을 사용하기도 했다.
G42의 자회사인 G42 클라우드 CEO인 탈랄 알 카이시는 "(엔비디아 칩) 수요가 너무 많아 슈퍼컴퓨터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을 구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세레브라스의 기술은 이용할 수 있었고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었다"고 설명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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