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중국 國歌' 모욕죄 첫 유죄판결…사진작가에 징역 3개월
홍콩 경찰, 현상금 걸린 민주활동가 가족 조사 이어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국가(國歌)법 위반 혐의로 첫 징역형이 선고됐다.
20일 더스탠더드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법원은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홍콩 펜싱 대표 청카룽의 금메달 시상식 영상에서 중국 국가 '의용군 행진곡'을 반정부 시위 노래 '글로리 투 홍콩'으로 바꿔 유튜브에 올린 사진작가 청윙춘(27) 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홍콩의 국가는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이다.
청씨는 홍콩에서 국가법 위반 혐의로 처음으로 재판을 받은 사람이라고 홍콩 언론은 설명했다.
법원은 청씨가 만든 영상이 지난해 7월 현재 9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거기에는 '글로리 투 홍콩'이 진정한 홍콩의 국가라는 댓글도 달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후 그해 9월 홍콩 입법회(의회)에서는 국기법·국가휘장법, 국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2019년 여름부터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하면서 축구장 등 공공장소에서 '의용군 행진곡'이 울려 퍼질 때 많은 시민이 야유를 퍼붓고 중국 국기를 훼손하는 등 반중 정서를 표출하자 홍콩은 해당 법들을 제정해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기와 국가상징, '의용군 행진곡'을 모독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만 홍콩달러(약 8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홍콩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글로리 투 홍콩'의 금지곡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등장한 '글로리 투 홍콩'은 시위대에 의해 '홍콩의 국가'로 불렸고, 그 결과 구글 등에서 '홍콩의 국가'를 검색하면 '글로리 투 홍콩'이 상단에 뜨고 있다.
작자 미상의 '글로리 투 홍콩'은 홍콩의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당시 시위대의 대표 구호인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時代革命)이 포함돼 있다.
이런 가운데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현상금이 내걸린 해외 체류 민주 활동가들의 가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더스탠더드는 국가안전처 경찰이 이날 오전 데니스 쿽 전 입법회(의회) 의원의 형을 포함해 4명을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경찰이 지난 18일에는 또다른 수배자인 옛 노동단체 조합원 멍시우탯의 형과 형수, 조카를 자택에서 연행해 조사한 뒤 당일 돌려보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지난 3일 데니스 쿽과 멍시우탯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해외 체류 민주 활동가 8명을 체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100만홍콩달러(약 1억6천만원)의 포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경찰은 8명 중 한명인 영국으로 망명한 네이선 로 전 입법회 의원의 부모와 형을 연행해 조사한 뒤 풀어줬다.
또 로가 창당했던 데모시스토당의 전 당원 5명을 로를 위한 자금 모금 혐의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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