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발·속눈썹, '외화벌이 선봉'…수출 1위 품목 됐다
상반기 수출액 1천억원 육박…전통 주력 수출품 광물류 제쳐
쌀·벼 수입 작년보다 105배 증가…4월 이후 수입품목 다변화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북한산 가발·인조 속눈썹의 대중국 수출이 상반기에 190배 가까이 급증, 북한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외화벌이 선두 품목으로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 분석 결과 올해 상반기 북한의 가발·인조 속눈썹의 대중국 수출은 7천636만7천516달러(약 96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8배 불어났다.
이는 올해 상반기 북한의 대중국 전체 수출액 1억3천500만 달러(약 1천710억원)의 56.6%를 차지한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전날 발표한 '2022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북한의 전체 교역액 15억8천561만 달러(약 2조200억원) 가운데 중국과의 교역이 96.7%를 차지했으며, 베트남 등 나머지 국가들의 교역 비중은 3.3%에 불과했다.
이처럼 북한의 교역에서 대중국 비중이 절대적인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북한의 전체 수출에서 가발·속눈썹의 비중은 절반가량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상반기 가발·속눈썹 수출은 특히 코트라가 집계한 기존 북한 최대 수출 품목인 광물류(광·슬래그·회)의 작년 한 해 수출 4천458만 달러(약 565억원)의 약 1.7배에 이르렀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미했던 북한의 가발·속눈썹 수출은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직후인 작년 10월 182만6천 달러(약 23억원)를 기록했고, 12월에는 890만 달러(약 113억원)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482만2천 달러(약 61억원), 2월 544만2천 달러(약 69억원), 3월 868만7천 달러(약 110억원)로 꾸준히 늘다가 4월에는 2천305만3천 달러(약 293억원)로 전월보다 165% 불어났다.
교역 과열을 막으려는 중국 당국의 규제로 5월에는 전달보다 32% 감소하며 주춤했으나, 6월에 1천874만9천800달러(약 238억원)로, 전월 대비 20% 증가하며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6월 가발·속눈썹 수출은 4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유엔 제재로 전통적인 수출 주력품이었던 석탄, 철광석 등 지하자원과 농수산물 수출길이 막힌 북한은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내 수요가 급증한 가발·속눈썹 임가공 수출에 주력해왔다.
북한은 북중 최대 교역거점인 중국 단둥에서 원부자재를 들여가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중국에 재수출하고 있다.
한편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은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5천339만1천616달러(약 676억원) 규모의 쌀과 벼를 수입했다. 전년 동기(50만4천240달러)보다 수입량이 105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3월 쌀·벼 수입은 2천176만1천414달러(약 276억원)에 달해 전달보다 175% 급증한 바 있다.
그러나 4월에는 585만3천353달러(약 74억원)로 전월 대비 73% 급감했고, 5월(713만5천798달러)과 6월(637만9천251달러)에도 4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북한이 작년 하반기부터 쌀과 벼를 대거 수입한 결과 식량난이 완화하자 식용유, 의류 등 생필품과 건축 자재로 수입 품목을 다변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북중 교역액은 10억5천575만 달러(약 1조3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의 84%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 중 북한의 수입은 9억2천74만 달러(약 1조2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으며, 이는 2019년 상반기의 80% 수준이었다.
이 기간 북한 수출은 가발·속눈썹 수출 호조에 힘입어 1억3천500만 달러(약 1천720억원)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275% 증가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24.6% 늘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