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새 신분증 문제에 디지털청 조사…"기시다 정권 타격"

입력 2023-07-20 11:27
日정부, 새 신분증 문제에 디지털청 조사…"기시다 정권 타격"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일본판 주민등록증인 '마이넘버 카드'와 공금 수령 계좌가 잘못 연동된 문제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청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20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날 "정밀한 조사와 분석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청을 조사했다.

내각부의 외부 조직인 이 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디지털청으로부터 마이넘버 카드와 공금 수령 계좌의 연동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받았지만, 내용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마이넘버 카드에 가족이 아닌 타인의 공금 수령 계좌가 연동된 사례가 940건 확인됐으며, 가족 명의 계좌를 연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14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계좌가 잘못 연동된 탓에 공금이 엉뚱한 사람에게 송금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이번 조사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요구에 응하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마이넘버 카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디지털화와 전자정부 실현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일본 정부는 건강보험증과 마이넘버 카드를 통합한다는 구상을 통해 사실상 의무 발급을 독려해 왔다.

하지만 계좌 연동 문제 등이 최근 잇따라 드러나면서 마이넘버 카드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요미우리는 "디지털청이 조사를 받으면서 기시다 정권에 큰 타격이 됐다"며 "올가을까지 마이넘버 카드 문제를 총점검하도록 지시한 기시다 총리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짚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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