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지 "미군 월북, 북미 소통 기회…잘못하면 긴장 악화"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미군 병사의 월북 사건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소통을 재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일 미국과 북한의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한미의 대립적 태도로 위험한 상태라고 한반도 정세를 규정한 뒤 이번 사건이 대화 재개로 긴장을 완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자국 전문가의 주장을 전했다.
중국 내 한반도 논객인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군 병사가 자진 월북한 것에 주목하며 이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에 더 많은 수단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매우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를 경시했다"며 "미국이 북한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락을 취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군사적 접근과 별개로 외교 루트를 통해 북한과 협상을 타진하고 북한은 인도적 차원에서 협조한다는 명분을 손에 쥔 채 미국과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실제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군 대화 상대방에 연락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미군 병사가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양측의 긴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중국 정법대 한셴둥 교수는 "과거에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고위 관리와 전직 미 대통령까지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양측 자세가 단기적으로 나아졌지만, 북미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뤼 연구원은 "미군 월북 사건이 소통의 기회가 될 수는 있으나,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이를 긴장 완화의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긴장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