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재무 "노동시장 진정이 인플레 둔화에 핵심역할"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의 여러 요인 가운데 노동시장의 진정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옐런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채용 수요 강도가 진정되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과열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식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정보기술)업계 등 일부 타격이 큰 부문을 제외하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력을 감축하지 않고 있다"며 "단지 채용 강도가 일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해 임금을 억제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주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인상률을 낮출 것"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6월 실업률이 3.6%로 거의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같은 고용시장은 내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경기침체나 실업률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또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관련해서는 "한 달간의 수치"라면서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6월 CPI가 지난해 동월 대비 3% 상승해, 상승 폭이 2021년 3월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과거 25%에서 20%로 낮추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관련 데이터 가운데 주택 부문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으며, 그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택 부문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여도가 감소했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임대료는 통상적인 임대 기간으로 인해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에 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한 재화 가운데 자동차를 거론하면서, 이는 코로나19로 큰 차질을 빚은 공급망과 관련해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중고차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면서 "재고가 다시 구축되면서 자동차와 관련된 공급망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어서 향후에도 지속해 도움이 될 것으로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의 이 같은 개선 추세는 최근 중국 내 명백한 디플레이션(물가하락) 리스크와 대조를 이룬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경기둔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미국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