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매입 목적 돈세탁' 파나마 전 대통령 징역 128개월
1천920만 달러 벌금도 선고…마르티넬리, 내년 대선 도전 '빨간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언론·출판사 매입을 위해 자금 취득 경위를 거짓으로 꾸며낸 중미 파나마의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파나마 법무부는 1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법원이 자금세탁 방식으로 경제질서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지난 17일 128개월의 징역형을 내렸다"고 밝혔다.
1천920만 달러(약 242억원) 벌금도 선고했다.
올해 71세인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2009∼2014년 정부를 이끌 당시 이 나라 굴지의 언론·출판사인 '에데사'(EDESA·Editorial Panama America S.A.) 등 2곳의 회사 지분을 불법적인 방식으로 빼돌린 국가 예산으로 구입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공 인프라 계약 눈속임으로 빼낸 자금은 4천391만 달러(555억원)에 이른다고 라프렌사파나마는 전했다.
'뉴 비즈니스 사건'으로 명명된 이 비위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국가 예산 등 공적 자금이 대거 투입된 것을 확인하고,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 등 관련자들을 줄줄이 기소했다.
법원은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 외에 다른 4명에 대해서도 60개월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에데사 동산· 부동산을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저지른 각종 부정부패로 검찰로부터 각종 수사를 받은 인물이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정부를 '도둑의 소굴'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는 브라질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돼 있다. 그의 정부에서 150명 이상을 도청했는데, 이를 지시했거나 묵인한 혐의도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대규모 부패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내년 대선 출마를 노리던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이번 판결로 대권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마르티넬리 측 변호인은 즉각 성명을 내 항소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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