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난민 막으려 현금 더 살포?…'튀니지 모델' 확대 가능성
북아프리카 모로코·이집트 등도 대상 거론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현금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불법 이민자 단속 협조를 구하는 '튀니지 모델'을 다른 인접 국가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폴리티코는 18일(현지시간) EU가 튀니지와 유사한 형태의 합의를 다른 북아프리카 국가들과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집트와 모로코 등이 거론된다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앞서 EU는 이틀 전 튀니지와 무역·친환경 에너지·이민 대응 등 광범위한 지원 및 협조를 골자로 한 '포괄적 파트너십 패키지'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패키지에는 튀니지의 국경 관리 및 불법 이주민 수색·구조 자금으로 EU가 1억500만 유로를 직접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튀니지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 마무리를 전제로 향후 10억 유로 이상의 금융지원금을 동원하겠다는 일종의 조건부 약속도 제시했다.
이밖에 튀니지의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를 논의하고 저렴한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와 교육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EU 당국자는 "북아프리카 지역의 다른 국가 중에서도 에너지 협력 분야가 굉장히 중요한 동시에 마찬가지로 난민 현안이 문제가 되는 곳들이 있다"며 튀니지와 협력 모델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다른) 유사한 파트너십을 위한 청사진"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그러나 인도주의 단체들은 EU의 이런 구상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민자를 상대로 한 인권침해 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만 하더라도 '이민자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최근에는 튀니지 당국이 이민자 최소 수백 명을 사막의 군사지역으로 강제 격리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이브 게디 국제엠네스티 유럽사무소장은 이번 EU-튀니지 합의를 비판하면서 "튀니지 대통령과 정부에 의한 억압적 행동을 EU가 수용하겠다는 시그널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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