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부동산위기 진앙' 헝다 2021∼2022년 손실 100조원 넘겨

입력 2023-07-18 12:04
'중 부동산위기 진앙' 헝다 2021∼2022년 손실 100조원 넘겨

총부채는 2020년 대비 23% ↑ 429조원…총자산은 20%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부동산업계 위기의 진앙이었던 헝다(恒大)그룹이 2021∼2022년 2년 동안 100조원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전날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재무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년간 손실액 합계가 5천819억 위안(약 102조3천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경영난 가시화 전인 2020년에는 순이익이 81억 위안(약 1조4천억원)이었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순손실이 각각 4천760억 위안(약 83조6천억원)과 1천59억 위안(약 18조6천억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헝다가 2009년 상장 후 손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헝다 측은 토지 반환, 부동산 감가상각, 금융자산 손실 및 금융 비용 등에 의해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총부채액은 2조4천400억 위안(약 429조원)을 기록해 2020년 대비 23% 늘어났고, 총자산은 1조8천억 위안(약 316조5천억원)으로 2020년 대비 20%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2020년 대비 55% 하락한 2천301억 위안(약 40조4천억원)이었다.

다만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회계감사 업무를 그만둔 뒤 지난 1월부터 그 자리를 이어받은 중소업체 프리즘 측은 충분하고 적절한 감사 자료를 받아볼 수 없었다면서 이번 재무보고서에 대해 감사 의견을 보류했다.

헝다는 2021년 말 첫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 경영난에 빠진 상태로, 이후 다른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가 잇따르며 부동산업계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 바 있다.

헝다는 진행 중이던 공사를 마무리하고 협력업체와 채권자들에게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지난 3월에는 역외 채무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 주식은 지난해 3월 이후 거래정지된 상태로, 헝다 측은 거래정지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8개월간 거래정지될 경우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다니엘 판 등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고서가 장기간 지연 끝에 발표됐으며 거래 재개가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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