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노동자 60%, 지하경제·계약직 근무…"갈수록 늘어"
교육 수준 낮을수록 비공식 부문에서 일해…중졸 이하, 최저임금도 못 받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노동자의 60%가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았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런 노동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전체 취업자는 1억3천863만명이다. 이 중 비공식 부문 노동자의 비중은 60.1%로 집계됐다. 2020년 2월 56.6%에서 3년 만에 3.5%포인트 커졌다.
비공식 부문 노동자는 노동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며 해고 사전 통지, 연차 휴가 등의 고용 혜택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주로 계약직이나 군소 하청업체 노동자,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소규모 상점 노동자나 가정집 가사·육아 도우미 등이다.
특히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비공식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았다.
BP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교육을 받은 사람의 70% 이상은 비공식 부문 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며, 최종학력이 중학교 졸업자인 경우 59%가 비공식 부문 노동자였다.
이들의 평균 소득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사람이 비공식 부문에서 일할 경우 평균 순소득은 월 130만∼160만 루피아(약 11만∼13만5천원) 수준이었고, 중학교 졸업자는 189만 루피아(약 16만원)였다.
인도네시아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른데 2023년 기준 최저임금이 가장 적은 중부자바주가 월 195만8천169루피아(약 16만6천원), 가장 많은 수도 자카르타가 490만1천798루피아(월 41만5천원)다.
가자마다대학(UGM)에서 노동 관련 연구를 하는 타주딘 노에르 에펜디 박사는 비공식 부문 노동자들은 소득이 없는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비공식 부문에서라도 일하는 것이라며 "비공식 부문 노동자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비공식 부문 노동자가 많아지는 것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공식 부문이 큰 지역이나 국가는 경제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과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부 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고용주협회(Apindo)의 신타 캄다니 회장은 인도네시아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식 부문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며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기보단 일관적인 구조개혁 정책을 통해 기업들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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