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갈 때 회사차 아닌 공유차 탄다…기업 카셰어링 도입 확산
HD현대·대우건설, 쏘카와 업무협약…운영 효율성·비용절감 등 장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김치연 기자 = #1.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GRC)에 근무 중인 천지원 책임매니저는 업무 협의를 위해 매주 한 차례 HD현대에너지솔루션 음성 공장을 찾는다. 예전에는 법인차를 빌리기 위해 배차 신청, 차량 키 수령, 운행 일지 작성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최근 회사가 차량공유 전문회사 쏘카와 계약하면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차량 신청만으로 출장길에 오른다.
#2. 대우건설은 코로나 사태로 배차되지 못한 법인차나 장기렌트차가 많아지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올해 5월부터는 쏘카, 휴맥스와 공유차(카셰어링) 도입계약을 맺었다. 앱에서 차를 빌리고 사옥 내 쏘카존에 반납하면 돼 배차 신청과 차량 반납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도 유익하다고 대우건설 측은 전했다.
최근 계열사별로 소유·운영·관리하던 업무용 법인차를 공유차로 대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는 전국에 4천800여개 쏘카존을 마련하고 2만여대의 차량을 배치해 기업들이 임직원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쏘카가 지난 2019년 법인용 카셰어링을 출시한 이후 1년 새 도입 기업 수는 3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업무용 법인차를 공유차로 대체하면 운영 효율성 제고, 비용 절감 등 여러 장점을 누릴 수 있다고 도입 기업들은 16일 전했다.
먼저 하나의 사옥 내 여러 계열사가 함께 근무하는 경우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나의 주차 공간에서 모든 계열사 임직원이 같은 업무용 차를 쓸 수 있어 통합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일례로 HD현대는 R&D 컨트롤타워인 GRC에서 도출된 결과물을 울산, 대구, 목포 등에 있는 사업장과 공장, 연구소에 바로 적용해야 하는데, 공유차 도입 후 이러한 협업체계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했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이에 따라 HD현대는 카셰어링 제도를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전 계열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카셰어링 제도 활용으로 출장 차량 이용 절차도 간소화됐다.
이전에는 부서별 수요조사 등을 거쳐 차를 배정하고, 배차신청도 복잡해 법인차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공유차는 배차 담당 부서를 통하지 않고 앱에서 실시간 예약할 수 있다. 나아가 차량의 실물 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이용의 편의성 역시 크게 향상됐다.
관리자는 자동 시스템으로 차량 이용 내역은 물론 유류비와 하이패스 결제 내역까지 한 번에 확인이 가능하다. 소모품 교체 등 차량 관리도 카셰어링 업체의 방문 정비 서비스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공유차 도입으로 차량 유지비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기존 법인 장기 렌트는 차량 필요 기간과 상관없이 최소 연 단위로 계약이 가능하고, 기간 내 이용을 종료할 시 중도 해지 수수료가 추가 발생했다.
또 차량을 관리·유지하는 임직원이 별도로 필요해 고정 비용 지출이 컸지만, 공유차는 이러한 단점이 없어 카셰어링 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소유의 개념에서 서비스의 개념으로 이동하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공유차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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