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논란 속 1천127조 국방예산 수정안 의결…민주 반발(종합)

입력 2023-07-15 05:10
美하원, 논란 속 1천127조 국방예산 수정안 의결…민주 반발(종합)

공화, 군의 '낙태 지원 폐지' 등 반영…상하원 병합 심사 난항 예고

印太, 억지강화 예산 6억달러 증액…동맹국 중·러 무기불매 설득 보고 포함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하원은 14일(현지시간) 201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미국 국방 예산과 정책을 결정하는 국방수권법안(NDAA)을 논란 속 처리했다.

여야 합의라는 오랜 관행을 깨버리고 다수당인 공화당은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군의 낙태 지원 폐지 등 수정안을 다수의 힘으로 통과시켜 향후 상하원 병합 심사 과정에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은 이날 8천860억달러(약 1천127조원)를 책정한 NDAA를 찬성 219표, 반대 210표로 가결했다.

1961년 이래 국방수권법은 초당적으로 처리돼 왔으나 미 하원에선 이번에 오랜 관행을 저버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각각 4명의 의원이 상대편에 섰을 뿐, 공화당과 민주당 대부분 의원들이 당론에 따라 투표했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수정안에는 공화당 강경파들이 요구해 온 보수색 짙은 정책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원정 낙태 시술을 받는 군인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국방부 정책이 폐지됐다.

성전환자를 위한 특수 치료나 다양성의 가치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에 정부 예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군부대에서 '드래그쇼(여장남자쇼)' 공연도 금지했다.

아울러 동맹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무기를 구매하지 않도록 설득하기 위한 방안을 보고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비롯해 중국을 비롯해 북한의 위협 등으로 안보 불안이 가증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억지 강화를 위해 정부 원안에서 6억달러(약 7천632억원) 증액한 97억달러(약 12조3천384억원) 지원을 명시했다.

앞서 하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해 지난 6월 30일 하원에 보고된 초안에는 주한미군과 관련, "한국에 배치된 미군 약 2만8천500명의 규모를 유지하고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는 방식 등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지만 최종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하원 군사위는 NDAA 보고서에서 미 행정부에 한미일 3국간 안보 협력 강화 방안과 북한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미사일 방에 강화 계획을 보고하라고도 명시했다.

국방 관련 예산을 결정하는 연례 법안인 NDAA는 상·하원에서 각각 의결한 뒤 병합해서 단일안을 도출한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상원은 이달 내에 자체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방예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오는 9월30일 이전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CNN은 "NDAA는 60년 넘게 초당적으로 처리돼 왔지만, 이제는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하원에서 법안 내용을 놓고 치열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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