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디제이맥스' 백승철 PD "게임 넘어 종합 콘텐츠 IP로"
올해 18주년 맞은 'DJMAX 시리즈' 만든 원년 멤버
'리스펙트 V' 본편·DLC 판매량 400만장 넘어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디제이맥스(DJMAX) 시리즈가 '리스펙트'로 부활한 뒤 6년이 지났는데 앞으로 나아갈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제 우리만의 콘텐츠와 세계관을 보여주는 출발선에 와 있습니다"
네오위즈[095660] '로키 스튜디오'에서 DJMAX 시리즈 제작·서비스를 총괄하는 백승철 본부장 겸 프로듀서(PD)는 15일 앞으로의 과제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DJMAX(디제이맥스) 시리즈는 음악에 맞춰 떨어지는 '노트'를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곡을 연주하는 '리듬 게임' 장르로, 올해로 18주년을 맞았다.
◇ 18년간 리듬게임 한우물…'DJMAX 리스펙트'로 제2의 전성기
'BEXTER' 라는 예명의 게임 음악 작곡가로 알려진 백 PD는 시리즈 첫 작품이자 2005년 나온 'DJMAX 온라인' 때부터 개발사인 펜타비전에 합류한 '원년 멤버'다.
그는 "2004년쯤 군대를 전역하고 함께 재즈 연주를 하던 작곡가 'CROOVE' 류휘만 씨가 '회사를 차렸는데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고, 얼떨결에 베타 테스트 준비를 하고 있던 회사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작곡 경험도, 게임 개발자로서의 경력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백 PD가 만든 'Brave it out', 'Syriana', '영원' 등의 DJMAX 수록곡은 나올 때마다 플레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
DJMAX 시리즈도 백 PD를 비롯한 제작진과 작곡가들의 노력에 PSP 버전인 '포터블', 아케이드 게임 '테크니카' 등으로 확장하며 흥행했다.
백 PD는 2010년 나온 'DJMAX 포터블 3'부터 디렉터 자리에 올랐고, 펜타비전이 네오위즈 그룹으로 합병될 때도 시리즈와 함께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게임산업의 중심 플랫폼이 모바일로 바뀌면서 DJMAX 시리즈에도 침체기가 찾아왔다.
'DJMAX 테크니카 Q'나 '탭소닉' 시리즈 같은 모바일 리듬 게임에도 참여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팬들은 '네오위즈가 DJMAX 시리즈를 포기하려는 것 아니냐'며 술렁였다.
백 PD는 "시리즈를 새롭게 '회생'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2017년에 나온 'DJMAX RESPECT(리스펙트)'"라며 "과거 타이틀에 대한 존경심, 유저들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지금까지 DJMAX가 걸어온 길을 집대성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흥행 발판 삼아 종합 콘텐츠 IP로 확장"
'리스펙트'로 부활한 DJMAX 시리즈의 본격적인 흥행은 2020년 PC·엑스박스 플랫폼으로 이식돼 나온 확장판 'DJMAX 리스펙트 V'부터였다.
DJMAX 리스펙트 V는 올해 초 기준 본편 100만 장,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300만 장 판매라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정식 발매 3년 만이다.
백 PD는 "처음 리스펙트 V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국내 매출 비중이 컸지만, 현재는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었다"며 "지난달 나온 DLC 'V 익스텐션 4'는 판매량과 동시 접속자 면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2021년에는 경쟁사이자 판교에서 두 블록 떨어진 이웃 회사 넥슨과의 협업 DLC를 내놓으며 유저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백 PD는 "넥슨 게임 중에도 좋은 음악이 많아 서로 협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경영진 간에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리스펙트 V'의 흥행에 힘입어 다시 살아난 DJMAX 지식재산(IP) 저변을 넓히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백 PD는 "지금까지 대중적으로 성공한 리듬 게임들은 대체로 대중음악 라이선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고, 그만큼 한계도 명확했다"며 "장기 흥행하는 게임을 만들려면 우리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로 IP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시도가 종합 콘텐츠 브랜드 'DJMAX 엔터테인먼트'다. 'DJMAX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설립 이래 'DMRV 22FW', 'DMRV 23SS'등 2개의 음원을 발매했다.
백 PD는 "DJMAX의 음악은 물론 캐릭터, 세계관을 잘 브랜딩해 다양한 방식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려는 것"이라며 "게임은 안 하되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즐기는 팬층을 게임 유저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두텁게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할 신인 아티스트를 지속해서 발굴하는 한편 요즘 인기가 많은 버추얼 유튜버, 가상인간 아티스트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작에 대한 생각도 드러냈다. 백 PD는 "DJMAX 리스펙트는 다소 고전적인 게임성을 가진 게 사실인 만큼 새로운 플랫폼이나 기술을 항상 눈여겨보고 있다"며 "닌텐도 스위치나 가상현실(VR) 게임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해 봤는데, 시장에 내놓기엔 완성도 면에서 좀 이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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