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나토 가입은 국제무대 추가 긴장 야기할 것"
국영방송 인터뷰…"러 안보에 위협, 우크라 안보에도 도움 안돼"
"무기공급, 전황에 중요 영향 없이 상황만 악화할 것"
오는 17일 흑해곡물협정 만료 앞두고 "러 관련 합의 미이행시 탈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가능성에 대해 "전체적으로 세계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국제 무대에서 추가 긴장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로시야24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군사작전의 이유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는 위협"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또 "이는 러시아 안보에 위협이 되고, 우크라이나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안보를 보장할 권리가 있고 러시아는 이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는 러시아의 안보를 희생하는 식이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선 전황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장거리 무기 공급에 따른 (서방의) 큰 희망이 있었고 (러시아의) 피해도 있었지만, 전장에서 미사일 사용에 따른 중요한 일이 발생하진 않았다"며 "외국산 전차와 보병 장갑차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 전차는 구소련제 전차보다도 훨씬 잘 불탄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우리의 우선 목표물인 전차에 타는 것조차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기 추가 공급은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할 뿐"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고, 갈등을 계속해서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토 31개 회원국은 지난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가입 신청국이 거쳐야 하는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Membership Action Plan)을 면제해주기로 하는 등 가입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 전까지 장기적 군사·경제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러시아의 재침략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보장 협정 체결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7일 기한이 만료되는 흑해곡물협정에 대해선 러시아를 위한 합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이 문제와 관련해 유엔과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보냈다는 관련 서한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유엔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흑해곡물협정의 연장 방안들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해당 서한에는 러시아 국영 농업은행의 자회사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시스템에 다시 연결해주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협정 탈퇴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작년 7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협정을 맺었다.
협정은 3차례 연장됐지만 오는 17일 만기를 앞두고 있으며, 협정 체결 당시 약속된 러시아산 곡물 및 비료 수출 허용 문제가 쟁점으로 남아 재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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