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테크 때리기'로 5대 플랫폼 기업 시총 1천400조원 증발"
앤트그룹 순이익·마윈 자산 '반토막'…중국, 민간기업 살리기로 전환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당국의 2년여에 걸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때리기' 영향으로 중국의 5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시가총액이 약 1천400조원 사라졌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13일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분석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바이두, 징둥 등 중국 5대 인터넷 플랫폼의 지난 10일 기준 홍콩 증시 시총은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 이전과 비교해 약 1조1천억 달러(약 1천400조원) 쪼그라들었다.
빅테크 규제를 촉발했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시총이 5천757억 달러(약 734조원)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고, 중국 최대 기술기업인 텐센트(텅쉰) 시총도 2천721억 달러(약 347조원) 축소됐다.
리피니티브의 알리바바 등 4개 업체의 시총 비교 시점은 당국의 빅테크 규제가 시작된 2020년 11월 3일이었으며, 바이두는 2021년 3월 23일로 잡았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 때리기의 단초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제공했다.
그는 2020년 10월 공개석상에서 당국의 금융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로 인해 '괘씸죄'에 걸린 그는 이후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고, 1년여간 해외를 떠돌다 지난 3월 귀국했다.
중국 당국은 그해 11월 예정됐던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그룹인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전격 중단시키고 알리바바에 대해 역대 최고인 180억 위안(약 3조2천억원)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빅테크 길들이기에 나섰다.
또 최근 인민은행법·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를 내세워 앤트그룹과 산하 기업에 71억2천300만 위안(약 1조2천7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2일 앤트그룹의 작년 순이익이 2020년 대비 거의 절반으로 줄었으며, 한때 중국 최고 갑부였던 마윈의 자산은 전성기 때의 절반에 못 미치는 300억 달러(약 38조2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이 최근 자사주 매입 방침을 밝히며 내놓은 자사의 평가 가치는 5천671억 위안(약 101조원)으로 2018년보다 40% 낮았다.
당국의 규제,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빅테크들은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고, 이는 청년실업률을 끌어올리며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경제 회복이 시급해진 중국은 작년 12월 중앙 경제공작회의에서 빅테크 규제 철회 입장을 밝혔고, 리창 국무원 총리가 지난 12일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과 좌담회를 열어 격려하는 등 민간기업 살리기에 나서면서 빅테크 규제가 종료됐음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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