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수소로 만든 '청정 전기' 공급한다

입력 2023-07-13 07:00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수소로 만든 '청정 전기' 공급한다

정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내 3GW LNG 발전소 건설 검토…수소혼소도 추진

2036년까지 장거리 송전선로 건설 완공…수도권 선로보강 경로 변경해 용인에 공급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정부가 경기도 용인 지역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전기를 공급할 설비용량 3GW(기가와트)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LNG 발전소는 추후 LNG와 수소를 섞어 쓰는 수소 혼소 발전소로 전환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가 오는 2042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할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수소로 만든 '청정 전기'가 공급되는 것이다.

13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일 이창양 장관 주재로 연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반도체 업계에선 기업의 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에는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약 10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다.

클러스터 유치 기업들은 투자 단계별로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삼성전자[005930]는 2030년까지 우선 0.4GW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먼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발전 효율을 고려해 용인에 LNG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또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서 수도권 선로 보강 경로를 용인을 거치는 방법으로 일부 변경하고, 기존 계획 대비 용량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6.5GW의 전력을 추가로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할 계획이다.

서해안 송전선로를 건설해 호남 등의 태양광 발전을 끌어오고, 2032∼2033년께 완공 예정인 신한울 3·4호기의 전력도 용인 클러스터에 공급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2036년까지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전기를 공급할 장거리 송전선로 체계를 갖추는 것을 잠정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이 발표될 당시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구축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서 수도권 선로에 용인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력공급 계획을 위해선 법령의 제·개정도 필요하다.

산업부는 전력망 적기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전원개발촉진법, 한강수계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도 추진 중이다. 해당 법들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은 상태다.

이처럼 산업부가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부터 정교한 전력 공급 로드맵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전력 공급 인프라가 클러스터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나라가 첨단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힘든 점이 전력 공급이다. 우리 기업들이 투자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선 안된다"며 "1단계로 청정 LNG 발전소가 들어간 뒤 호남 지역 태양광 전력을 잇고 신한울 3·4호기 전력도 더해 단계별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당시에도 현지 투자 한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베트남 내 열악한 전력 공급 상황에 대한 애로가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순방 직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경제 성장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잘해왔다. 이를 통해 중공업 부흥을 이루고 오늘날 반도체와 이차전지 강국이 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전력 공급과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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