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밀당' 덕?…美의회, F-16 수출 보류서 '재검토' 선회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미국 의회가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는 방안에 그간 부정적이었던 기류를 뒤집고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줄곧 어깃장을 놓다가 돌연 찬성표를 던진 '외교적 승부수'를 띄우면서 그간 숙원이었던 F-16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 상원 다수당이자 집권당인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를 보류한 것과 관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튀르키예가 주변국들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이라고 전제하면서 "가능하다면 다음 주 중으로 (F-16 판매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튀르키예와 주변국 갈등 상황이 지난 수개월간 진정돼왔다며 "그리스의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과 튀르키예의 향후 행동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그간 스웨덴의 나토 합류에 반대 목소리를 내던 것에서 전격 선회, 가입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기로 밝힌 직후 메넨데스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에 오는 11일 예정된 바이든 미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F-16 판매와 관련한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나토 회의에서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를 원한다고 밝혔으며, 이를 두고 그가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를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전투기 수출을 지렛대로 사용한다는 해석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튀르키예가 과거 러시아제 F-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는가 하면 자국군 항공기로 그리스 영공을 빈번히 침범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고, 메넨데스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에르도안 정권의 권위주의 성향을 지적하며 F-16 수출에 반대 뜻을 밝혀온 바 있다.
튀르키예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성사된 이후에도 줄곧 스웨덴에 어깃장을 놓아 왔으며, 전날까지만 해도 돌연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 성사를 스웨덴 문제 해결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튀르키예와 스웨덴은 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양국간 정상 회동을 가진 후 스웨덴의 나토 가입 추진과 튀르키예의 EU 가입 지원에 전격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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