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과학기술인에게 국제협력 필수…모국 지원 필요해"

입력 2023-07-10 12:45
"청년 과학기술인에게 국제협력 필수…모국 지원 필요해"

한인과학자대회 참석 젊은 과학기술인 4인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전 세계 곳곳에서 과학기술 연구에 나서고 있는 젊은 한인 과학자들이 청년 과학기술인에게 국제협력이 필수임에도 기회가 많지 않다며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전 세계 한인 과학자들이 모인 세계한인과학자대회에서 유망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차세대 리더스 포럼' 발제자로 나선 한인 석·박사과정생 4인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입을 모아 이같이 강조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항공 분야 지속가능성을 연구하고 진민현 석사과정생은 "영국에서는 미국이나 프랑스 등 여러 국가의 대학들과 협력할 기회들이 있다"며 "실제 내 경우엔 연구 분야 전문가를 찾기 힘든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연구 조언 등을 받으며 이해 못 했던 것들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나노입자 항암제를 연구하는 염윤경 중앙대 석사과정생은 학부 시절 필리핀 유학 경험을 소개하며 "나라마다 과학기술을 보는 시각이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필리핀에서는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기계공학 같은 분야에 관심이 크지만, 한국에서는 최신 응용 분야에 주목한다"며 "각자 돈을 쓰는 곳이 다른 만큼 두 곳이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협력을 하고 싶어도 비용 문제나 정부의 지원책 부재 등이 가로막고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진 석사과정생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통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인턴십에 지원하려 했는데 필요한 금액이 커서 쉽지 않더라"며 "이런 부분을 지원하는 많은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NASA는 각국의 우주관련 기관을 통해 인턴십 지원을 받는데 한 학기에 6천500달러(약 847만 원)를 내야 하고, 체재비까지 포함하면 2천만 원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항우연은 내년부터 체재비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신청해 둔 상태다.

그는 "좋은 기회가 생기면 항우연에도 인턴십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염 석사과정생은 "한국 청년 과학기술인에겐 국제협력 기회가 거의 없다"며 지원책이 많지 않고 국내 간 교류도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의학을 연구 중인 문창인 미국 베일러의대 박사과정생은 바이오 분야 연구를 위해 대규모 유전정보를 공유하는 영국의 바이오뱅크처럼 한국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도 한국 주도의 국제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른 국가에서 연구자금을 신청하려고 하면 시민권이 있어야겠지만 데이터 공유는 협력일 뿐"이라며 "저도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고 누구나 프로젝트 지원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아나스타샤 소콜렌코 카자흐스탄 아바이카자흐국립교육대 박사과정생은 "국제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구자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것"이라며 "특히 우리와 같은 개발도상국은 국제적 경험과 과학적 기반을 더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도 같은 한인임에도 각자의 경험이 너무나 다른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경험들이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진민현 석사과정생은 "과학은 보편적이지만 각자 경험은 모두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국제협력을 통해 경험을 공유해야 세계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shj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