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조기대선 투표 개시…현직 대통령 장기집권 길 트나
국내외 1만784곳에 투표소 문 열어…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낙승 전망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향한 길을 열어 줄 조기 대선이 9일(현지시간) 시작됐다고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기 대선을 위한 투표소는 해외 39개국 56곳을 포함해 모두 1만784곳에 설치됐다.
현지 시각으로 오전 8시에 시작한 투표는 오후 8시에 마무리된다.
우즈베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체 유권자 수는 약 1천960만명이다.
앞서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이번 조기 대선을 위한 국내외 사전투표를 실시했다.
타스통신은 사전투표 개시일부터 나흘 동안 전체 유권자 가운데 37만6천62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0일 이번 대선 예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지 선거법상 대선 승리 요건을 갖추려면 전체 투표율은 33% 이상을 기록해야 하며, 1등 후보자는 50%+1표를 획득해야 한다.
앞서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대통령 임기를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담은 개헌안이 국민투표 참가자 90.21%의 지지로 통과됐다. 이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조기 대선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선거에는 여당인 우즈베키스탄 자유민주당 소속 후보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외에 우즈베키스탄 인민민주당 등 야당 소속 후보 3명도 출마한 상태다.
그러나 야당 후보들 가운데 눈에 띄는 대항마가 없는 까닭에 전문가들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낙승을 예상한다.
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그가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정치학자 루스탐 부르나셰프는 "미르지요예프는 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는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에서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그로진 독립국가연합(CIS)연구소 중앙아시아 부서장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선호되는 사람은 이미 알려졌다"며 "중요한 것은 현직 대통령이 몇 퍼센트의 지지를 받는지, 이전 대선과 비교해 (투표율이나 득표율 등)지표들이 떨어질 것인지 등이다"고 말했다.
앞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21년 10월 대선 당시 투표율은 80.8%였으며, 득표율은 80.1%를 기록했다.
그로진은 또 이번 선거 결과가 우즈베키스탄의 외교 정책 파트너들에게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확실한 승리는 외교 정책의 불변성을 보장할 것이다"며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웃 국가들과의 협력은 더욱 확대되고, 서방 국가들이 우즈베키스탄에 압력을 가할 기회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을 27년 동안 철권 통치했던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사망한 후 2016년 12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됐으며, 2021년 10월 재선에 성공했다.
올해 65세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번 조기 대선에서 승리하고 이후 한 번으로 제한된 연임에도 성공한다면 2037년까지 최장 14년을 더 집권할 수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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