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헬스케어, 해외 진출 박차…"잘 관리된 데이터가 강점"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인공지능(AI) 기반 의료·헬스케어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AI 헬스케어 기업 룰루랩은 최근 베트남 하노이 의과대학 산하 종합 병원에 'AI 피부 의료 플랫폼'을 공급했다.
'AI 피부 의료 플랫폼'은 인종과 국가에 상관없이 피부과 치료에 필요한 항목을 분석하는 AI 피부 분석 설루션 '루미니 키오스크', 병원 관리용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고객 스스로 피부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된 통합 시스템이다. 루미니 키오스크는 CRM 시스템과 연동되며 피부 분석 결과와 시술 정보 등이 자동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설루션이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전략 사업 '비전 2030'의 핵심 과제인 'SEHA 가상병원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SEHA 가상병원 프로젝트는 사우디 전역의 의료 기관에 의료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병원을 도입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루닛은 사우디 보건부 산하 공공 의료 가상 병원에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 분석 설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와 유방 촬영술 AI 영상 분석 설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설치하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의료 AI 기업 제이엘케이는 최근 AI 뇌경색 유형 분류 설루션 'JBS-01K'와 AI 뇌출혈 분석 설루션 'JBS-04K'를 우즈베키스탄 국군중앙병원에 구축했다.
국내 AI 의료·헬스케어 기업이 이처럼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데이터다.
루닛 관계자는 "한국처럼 데이터 관리가 잘 돼 있는 국가가 흔치 않다"며 "예를 들어 미국은 보험료가 비싼 탓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 검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한국보다 환자의 데이터를 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룰루랩 관계자는 "피부 데이터 시장에서 관건은 데이터의 양과 질"이라며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기에는 격차를 크게 벌려 놔서 기술 장벽이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은 몇 년 전부터 의료 시장의 디지털화를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베트남 시장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났다"고 덧붙였다.
제이엘케이는 "'한국인 뇌 MR 영상 데이터센터'와 계약해 10년 이상의 연구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10만 명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정확한 설루션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뇌졸중 시장은 국내보다 더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의료 AI 산업의 빠른 성장 속도에 맞춰 국내 진출과 더불어 해외 진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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