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2주 앞당겨 한국서 언팩…삼성 승부수 통할까
3분기 실적 끌어올릴 '구원 투수' 조기 등판…폴더블 '종주국' 각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삼성전자[005930] MX(모바일 경험)가 승부수를 던졌다.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을 예년보다 2주 앞당겨 7월 26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장소도 '안방'인 한국 서울이다.
그간 언팩을 8월 둘째 주에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진행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결정은 이례적이다.
이번 승부수로 전작의 판매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또 얼마만큼 더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일단 업계에서는 조기 언팩에 대해 삼성전자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한 '구원 투수'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8일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5% 급감했고, 2분기에는 95.7% 줄어들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록적인 적자이지만 그나마 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MX 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전체의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했기 때문이다.
MX 부문은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에 1분기에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S23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1천100만 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새로운 플래그십 폴더블폰인 갤럭시 Z플립5와 Z폴드5가 7월에 '조기 등판'하면 S23 시리즈가 보여줬던 신작 효과를 3분기 내내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
더욱이 경쟁사 애플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9월 공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두세 달 동안 신제품의 초기 판매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이동 통신사는 Z플립5와 Z폴드5의 사전 예약 접수를 8월 1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언팩 장소를 사상 처음 국내로 결정한 배경도 주목된다. 폴더블폰 '종주국'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이 지난 2019년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인 뒤 중국의 여러 후발 주자는 물론, 구글도 '픽셀 폴드'를 출시하면서 폴더블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만의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55% 증가한 1천9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트렌드포스는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12억 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초점이 폴더블폰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는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기준도 높아 글로벌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통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이야기가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서 공식처럼 전해지고 있다"며 언팩 장소를 한국으로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국내 언팩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언팩 일정과 장소가 정해지면서 삼성전자는 국내·외 협력사와 미디어에 초청장을 발송하고 글로벌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는 등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언팩을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동시에 서울광장 야외 무대에 설치한 스크린에 행사 내용을 생중계해 시민들과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새로운 제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서울광장에서는 언팩 본행사 전 약 20분간 인기 가수들의 특별 라이브 공연도 마련된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틀과 한계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갤럭시 Z 시리즈'를 더 많은 소비자가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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