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들과 뉴스사용료 분쟁 캐나다, 페북·인스타 광고 중단
"언론사에 정당한 대가 줘야"…기업들에 '광고불매' 동참 촉구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메타와 구글 등 미국 정보통신(IT) 대기업들과 뉴스 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어 온 캐나다 정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캐나다 의회는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이 뉴스 콘텐츠를 게시할 경우 광고 수익 일부를 뉴스를 제공한 언론사에 배분하게 하는 '온라인 뉴스 법'을 올해 5월 가결 처리했다.
이에 반발한 메타와 구글은 캐나다 이용자에 대한 뉴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파블로 로드리게스 캐나다 문화유산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구글과는 협상이 개시됐지만 "메타는 우리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고 메타 산하 플랫폼에 대한 광고중단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 이용자에 대한 뉴스 제공을 제한하겠다는 메타 측의 조처는 "이해할 수 없고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이번 조처로 메타가 볼 손실이 1천만 캐나다 달러(약 9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번 조처가 메타 산하의 모든 플랫폼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조만간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내놓을 새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스레드'에도 광고 중단 조처가 적용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BBC는 해석했다.
이날 로드리게스 장관은 자국 기업에 메타 산하 플랫폼에 대한 광고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메타는 언론사들에 입장문을 보내 캐나다의 온라인 뉴스 법은 "플랫폼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도외시한 잘못된 법"이라고 주장하며 물러설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경영난에 처한 언론사들이 IT 기업들에 제공하는 뉴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예정대로 6개월 뒤 온라인 뉴스 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온라인 플랫폼에 광고를 빼앗긴 현지 언론사 수백곳이 잇따라 문을 닫은 실정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메타의 뉴스 제공 중단 선언에 대해 "우리를 본보기로 삼으려는 것"이라면서 "메타는 캐나다가 요구를 무시해도 될 만큼 작은 나라라고 판단했지만, 그들은 캐나다를 공격한다는 잘못된 선택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캐나다 정부는 온라인 뉴스 법과 비슷한 입법을 추진 중인 영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여타 국가들과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타와 구글은 2021년 호주 의회가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켰을 때도 호주 내 이용자에 대한 뉴스 제공을 중단해 해당 법안을 개정하도록 한 뒤 30여개 호주 언론사와 뉴스 사용료 계약을 갱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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