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남미공동시장-한국 무역협정 협상에 진전 원해"

입력 2023-07-05 00:54
브라질 룰라 "남미공동시장-한국 무역협정 협상에 진전 원해"

남미공동시장 후반기 의장국 맡아…"EU의 FTA 추가 조건, 수용불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최대 규모 경제 공동체인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새 의장국으로 선임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메르코수르와 한국 간 무역 협상에 진전이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푸에르토이과수에서 열린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성장하는 국가들에 무역장벽은 피해를 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싱가포르도 언급하며 이들 국가와의 교역 강화 필요성을 피력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의 주도로 지난 1991년 창설됐다.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3조4천억 달러로, 중남미 전체의 62%에 달한다. 인구는 2억9천만 명으로 중남미 전체의 45%다.

한국은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TA) 체결을 위해 그간 협상 테이블을 꾸준히 마련해 왔다.

지난해 한덕수 총리가 우루과이를 찾아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에게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당시엔 우루과이가 메르코수르 의장국이었다.

이구아수 폭포 인근 브라질·파라과이 국경과 맞닿은 아르헨티나 영토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는 4개 회원국 정상 및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메르코수르 가입을 타진하는 볼리비아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참석했다. 대면 정상회의는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내부 규정에 따라 올 하반기에 의장국을 수임하게 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볼리비아 가입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남미 공동통화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자유무역협정(FTA)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유럽연합(EU) 측에서 추가로 요구한 환경보전 요건 준수 등 추가 서한(사이드 레터)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 전략적 파트너는 위협을 받으며 협상하지 않는다"면서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로 방송하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도 "그들(EU)이 이기고 우리가 지는 정책은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EU와 윈윈하는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브라질 현지 매체 G1은 보도했다.

앞서 EU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 브라질의 의무를 확대하는 한편,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FTA에 추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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