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앞세운 남미, EU 향해 "FTA 협정문 개정해야"
메르코수르 회원국 외교장관회의…정상회의서도 주요 의제로 다룰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회원국들이 EU 측의 일부 요구를 문제 삼으며, 협정문 개정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푸에르토이과수에서 만나, EU와의 FTA 협정문 '업데이트'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산티아고 카피에로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아마존 보존 등 환경 문제를 FTA 협정 조건으로 명시하는 EU의 추가 서한(사이드 레터)은 비대칭적 관계의 산물"이라며 "환경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아마존 우림 지역) 국가들의 경제·사회 발전에 대한 고려는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주장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그간 여러 차례 지적했던 내용과 동일하다.
특히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EU와의 신속한 FTA 협상 마무리를 강조하면서도, 환경 문제 등에 대한 EU의 요구를 앞장서서 문제 삼아 왔다.
지난달 2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에는 연설을 통해 EU의 요구를 위협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EU는 메르코수르와 2019년 원칙적으로 합의한 FTA 체결의 마무리 조건으로 환경 문제와 관련한 브라질의 의무를 확대하는 한편,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추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FTA 협정문 개정 논의는 4일 푸에르토이과수에서 열리는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는 4개 회원국 대통령을 비롯해 메르코수르 가입을 타진하는 볼리비아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도 참석한다.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자리한다.
정상들은 또 공동통화 도입에 대한 의견도 나눌 계획이라고 아르헨티나 텔람 통신은 보도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