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품은 벨라루스에 이웃 폴란드 비상…국경수비 강화

입력 2023-07-03 11:10
수정 2023-07-03 14:11
프리고진 품은 벨라루스에 이웃 폴란드 비상…국경수비 강화

불법월경 대응 경찰 500명 증원…"바그너 잠재적 위협 대처도 이유"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벨라루스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 용병들을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가 국경 수비를 강화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 정부가 바그너 그룹의 새로운 근거지를 마련해주기로 한 데 따른 잠재적인 위협에 대처하고 늘어나는 불법 월경자들을 막기 위해 경찰 500명을 벨라루스 접경지로 보낼 예정이다.

마리우시 카민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벨라루스 접경지에서의 긴장 상황으로 인해 대테러 특수기동대를 포함한 경찰관 500명을 접경지에 보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5천명의 국경수비대와 2천명의 군 병력과 함께 벨라루스 접경 지역을 지킬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폴란드는 벨라루스가 2021년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사람들을 접경지로 실어 날라 이들의 월경을 부추기면서 고의로 이민자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1일 187명이 불법 월경을 시도했으며, 2021년보다는 훨씬 적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월경을 기도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폴란드 국경수비대 대변인 안나 미할스카는 이들이 최근 두 달 동안 더 공격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파손된 순찰 차량 17대 가운데 13대가 6월에 한 달 새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스타니슬라프 자린 폴란드 특임조정관 대행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로 이동하는 것에의 대응도 국경 수비를 강화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 용병들에게 벨라루스로 갈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동유럽 국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린 대행은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 안보를 위협하고 불법 이민자 루트에서 모종의 활동에 나설지는 현재로서는 분석과 가설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벨라루스에 그냥 쉬러 왔을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모종의 임무를 띠고 그곳에 갔을 것으로 본다"며 "그 새로운 임무는 폴란드를 겨냥하는 것일 수도 있고, 리투아니아나 우크라이나를 겨냥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는 최대 8천 명의 바그너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근거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는 418㎞에 걸쳐 국경을 접하고 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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