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 "홍콩인들, 국가보안법 이후 두려움 속에 살아"

입력 2023-07-02 10:52
대만 집권당 "홍콩인들, 국가보안법 이후 두려움 속에 살아"

홍콩 주권반환 26주년에 "중국, 홍콩반환협정 노골적으로 어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홍콩 주권 반환 26주년을 맞아 "중국은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도입하며 홍콩에 대한 고도의 자치 약속을 노골적으로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2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민진당은 홍콩 주권 반환 26주년 기념일인 1일 낸 성명에서 중국이 1984년 영국과 체결한 협정을 어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진당은 "국가보안법 시행 이래 홍콩 당국은 민주주의 옹호자들을 대규모로 체포해 왔고 투표권을 제한했으며,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탄압해 홍콩을 주민들이 두려움 속에 살고 외국 투자자들이 달아나는 곳으로 변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진당은 이어 홍콩에서 권위주의적 압제를 종식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 연대하겠다며 중국 당국에 홍콩반환협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영국과 중국은 1984년 체결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통해 1997년 7월 1일부로 홍콩의 주권을 중국에 반환하되 50년 뒤인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홍콩에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를 시행하지 않는 등 고도의 자치와 집행권(행정권)을 보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2020년 6월 30일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후 홍콩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사라졌으며, 집회와 시위 역시 자취를 감췄다.

이에 영국, 미국 등 서방과 홍콩 민주 진영은 홍콩의 일국양제가 무너졌다고 비판한다.

민진당은 이와 함께 전날 발효된 중국의 개정 반간첩법으로 중국이 홍콩에 대한 장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정 반간첩법은 중국과 홍콩에서 활동하는 외국인과 외국 단체 사이에 안보 우려를 증가시켰다며 대만과 홍콩 간 교류도 위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전날 타이베이에서는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후 권위주의 사회로 전락한 것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포럼이 열렸다.

대만국제라디오(RTI)가 홍콩 주권 반환 26주년을 맞아 주최한 해당 포럼에는 대만으로 망명한 홍콩인들이 참석했다.

시각 예술가 케이시 웡은 국가보안법 시행 후 홍콩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극적으로 줄어들었으며, 공공장소를 경찰들이 메우면서 시각적 테러와 함께 사람들의 일상에 불안함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대만에 기반한 망명 홍콩인 단체 '홍콩 아웃랜더'의 스카이 펑은 중국이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의 모든 일에 간섭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대만홍콩연합의 상 푸 대표는 대만인들이 중국의 통치 아래 홍콩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보며 중국 공산당 체제의 본모습을 깨닫고 주권 수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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