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옆 드론 비행, 전원만 켜도 바로 적발
원전별 드론 탐지·퇴치 시스템 구축 지난달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고리, 새울, 월성, 한울, 한빛 등 국내 5개 원전 지역 주변에서 불법 드론 비행이 이뤄지면 바로 탐지해 퇴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원전에서 드론 위협을 방호하기 위해 2021년부터 '제5차 설계기준 위협'에 맞춰 이뤄진 원전별 드론 탐지장비 도입이 지난달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원전 부지 경계로부터 약 3㎞ 이내에서는 드론의 전원을 켜기만 해도 탐지장비인 'RF스캐너'가 주파수를 탐지해 원전 상황실에서 드론 비행 여부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탐지된 드론을 전파 교란해 조종하지 못하게 하는 장비인 휴대용 재머도 5개 원전별로 5~10대씩 경계근무 요원들에게 지급됐다.
상황실에서 드론 비행을 인지하면 원전 부지 경계요원을 통해 무력화하고, 필요하면 군·경·소방의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현재 항공안전법령은 원전 주변 약 19㎞ 지역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 해당 구역에서 드론 비행을 하고자 하면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승인받지 않고 드론을 띄우면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과태료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원전 주변 해안 등에서 레저용 드론 등을 무단으로 비행하는 사례는 해마다 끊이지 않았다. 2019년에는 한빛 원전에서 1~3㎞ 떨어진 전남 영광의 한 해수욕장에서 두 달간 8차례에 걸쳐 드론을 띄운 4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2021년 이전에는 육안으로 드론 비행을 발견하거나 주변의 신고 외에는 적절한 탐지가 이뤄지지 않아 연간 전체 원전주변 드론비행 적발건수가 0~19건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드론 탐지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이 설비가 먼저 도입된 고리 원전 주변에서만 작년 107건의 드론 비행이 탐지됐다. 올해는 4월까지 5개 원전 지역에서 모두 70건의 드론비행이 탐지됐다.
원안위는 앞으로 드론 기술 발전에 맞춰 설계기준 위협을 지속해 재설정하고 방호체계를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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